국제 국제일반

사라진 기관사 놓고 의문 증폭

중국 당국의 고속철 사고원인 은폐ㆍ졸속 수습 의혹 갈수록 커져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고속철 사고 발생 닷새째가 지나도록 정확한 사고 실체 규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국 당국이 사고 원인을 은페하고 졸속 수습하려 한다는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사고 실체 규명의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고 기관사가 분명히 살아 있음에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며 공개적으로 등장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해 기관사의 공개적인 등장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7일 중국 유력 주간지인 경제관찰보 등 현지 언론들은 사고 피해자는 물론 중국 인민들은 고속철 사고원인을 명확히 알고 싶어한다며 당국이 해당 기관사의 공개 증언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3일 사고 당시 뒤에서 들이받은 고속철 기관사는 추돌과 함께 즉사했지만 앞에 정지해있던 기관사는 당시 CCTV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확인된 상태다. 이 기관사는 사고 현장을 비디오 카메라로 찍고 있던 승객에게 “(촬영을 하지 마라며) 내가 일자리를 잃기를 바라냐? 내가 기관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종의 전화를 받은 후 사색이 돼서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기관사는 상급자로부터 방금 전화를 받았다며 “뒷차가 들이받았다. 내 잘못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관사는 사고 직전에 관제소와 뒷 열차와의 통신이 가능했는지 여부 등을 포함해 사고의 실체적 진실을 가릴 수 있는 핵심 인물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여기다 인명 구조를 서둘러 종료하고 고속철 재개통에 주력한 당국을 비난하는 각종 소문들이 세간에 나돌고 있다. 추돌사고 21시간 만에 2세 여아 샹웨이이를 구조한 경찰이 당국의 조사와 처벌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해당 경찰이 정부의 구조활동 종료 선언에도 불구하고 부서진 잔해 속을 뒤져 샹양을 구조함으로써 정부가 사태 수습에만 치중하고 인명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게 만들었다는 그럴싸한 설명까지 붙여졌다. 경찰측은 이런 소문이 돌자 즉각 언론을 통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 사태가 진정됐지만 정부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큰가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이다. 상하이 관영 신문인 신민만보는 사상자 숫자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영안실로 옮겨진 시체의 정확한 숫자, 사망자 전체 명단 공개, 실종자 숫자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베이징=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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