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신사 제살깎기 경쟁

투신사들이 펀드 환매사태로 빠져나간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머니머켓펀드(MMF)의 운용보수를 대폭 내리는 등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용보수 인하 경쟁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탁액은 늘어나지 않아 수익성만 더 악화되고 있다. 10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환매사태가 벌어진 이후 투신사들은 자금 재유입을 위해 국공채 MMF를 경쟁적으로 출시, 현재까지 2조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이를 위해 투신사들은 운용보수를 대폭 인하했다.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펀드 성격상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어 투신사마다 운용보수를 낮춰 이를 보완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투신사는 0.3%의 운용보수를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카드채 문제가 불거지기 전의 운용보수 0.5~0.6%에 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투신사들은 이에 대해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수익률은 4.1~4.3%선으로 국공채 펀드의 주 운용대상인 통안 증권(3~4개월 만기) 금리 4.5%선에 맞추기 위해서는 운용보수를 낮추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공채 MMF에 유입된 자금은 시중 부동자금이 아니라 기존의 다른 MMF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투신사 입장에서는 결국 `아랫돌 빼서 윗 돌을 막는 식`이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만 악화되고 있다. 투신사들이 국공채 MMF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MMF 수탁액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채 등 회사채가 편입돼있는 기존 MMF 고객을 설득해 국공채 MMF에 가입토록 하고 있다”며 “환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 외에는 별 게 없다”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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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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