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사상 최대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있지만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모의투표에선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됐다.
1일 미국 대선에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영시키기 위해 런던의 시민단체가 만든 인터넷 모의투표 사이트 `글로벌보트2004'(www.globalvote2004.org)에 따르면 세계네티즌들은 케리 후보에게 77%의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표에는 119개국의 네티즌 113만명이 참가했다.
소비자 운동가 랄프 네이더를 비롯한 군소후보들도 14%의 지지를 얻었으나 부시대통령은 약 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부시 대통령의 오만함에 대한 국제사회의 뿌리깊은 반감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이번 투표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 네티즌들을 상대로 한 것으로 미국민에게 국제사회의 여론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글로벌보트2004의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국제사회의 여론을 염두에 둘 것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의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9.1%에 불과했으나 의외로 중동에서 37%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에 친미정권이 들어 서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설교를 할 생각은 없다"면서 "다만 우리는 그들의 선택이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