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나 국제기구에 돈을 빌려준 뒤 받기 어려워지면 국익 여부를 판단해 면제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외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한 채권에 대해 국가 정책목적상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국가채권관리법 개정안을 마련, 관련 부처 협의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재경부는 개정안에 대해 관련 부처에서 이견이 없으면 입법예고를 거쳐 국무회의와 국회 심사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재경부는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채권을 면제해주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 때도 있는데 현행법은 채권면제를 10년 이상 경과하고 채무자가 갚을 돈이 없을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채권면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22억4,000만달러의 러시아경협차관도 경제 및 외교협력 등을 고려할 때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기 보다는 이자 일부 등 6억6,000만달러를 면제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채무재조정을 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대부분의 대외 채권은 원리금을 제대로 회수하고 있지만 법개정을 통해 앞으로 러시아 경협차관 처럼 채권면제를 해줘야 할 대상이 생길 때에 대비해 근거조항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납입기간이 지난 채권에 대해 회수방안을 수립하고 채권의 회수율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강구하기로 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