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재건축 인기시들, 수익성·입지여건 따지는 수요늘어「아파트 묻지마 투자는 끝났다.」
2000년 부동산 시장의 시작이었던 지난 1·4분기 아파트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수요자들의 청약·구매가 신중해졌다는 점이다. 작년 한때 과열양상을 빚었던 용인이나 서울 재건축아파트들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기존 주택시장도 「값이 너무 올랐다」는 판단때문에 매수세가 위축됐다.
철저하게 수익성과 입지여건을 따져 구매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2·4분기에는 전세값과 금리동향및 저밀도아파트 재건축여부등이 주택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파트=지표상으로는 1·4분기에도 집값이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주택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지수(95년12월=100)는 2월말 현재 서울지역이 108.1로 작년말의 105.3보다 2.8포인트 올랐다. 수도권 역시 110.4로 작년말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움직임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수요가 자취를 감춰 「가격」 자체가 의미가 없고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출현,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또 서울시내 5개 저밀도등 대규모 재건축 예정 아파트도 사업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값이 떨어지고 있다.
◇신규분양=올들어 두차례(99년12차 제외) 실시된 서울지역 동시분양은 분양시장의 거점답게 여전히 뜨거운 열기속에 치러졌다. 1·2차 모두 각각 1순위에서 평균 4.03대1, 11.5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2차의 경쟁률은 외환위기이후 최고치(99년10차, 7대1)를 뛰어넘은 것으로 서울지역은 여전히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역별·평형별 편차가 두드러졌다. 용인·수원등 기존 경부축이 몰락한 반면 의왕·하남·고양·광주등 외곽순환고속도로변이 새로운 인기지역으로 부상했다.
현대산업개발·성원건설등 용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업체들은 저조한 분양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더이상 용인은 미분양의 「무풍지대」가 아니었다.
반면 하남 덕풍동 한솔, 일산 대화동 한라, 의왕 내손동 대원등 외곽순환도로변 아파트들은 비교적 높은 청약률을 보이며 분양에 성공을 거둬 대조를 이뤘다.
대형평형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반면 30평형대 아파트는 꾸준히 팔려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질서가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양권 전매 = 거래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으나 가격은 여전히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R114에 따르면 1~3월간 서울의 분양권 값은 평균 1.61% 오른 반면 수도권 지역은 변동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마포(3.92%)·서대문(3.99%)등 도심지역이 3%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인 반면 강남(2.15%)·송파(0.71%)등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수도권에서는 용인(0.33%)·김포(0.06%)·파주(0.75%) 등 난개발로 적지않은 휴유증을 앓고 있는 지역은 상승폭이 극히 미미했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이종배기자LJB@SED.CO.KR
입력시간 2000/04/02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