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 "조종사 과실" 중 "기체 결함" 사고원인 엇갈린 시각

WP·WSJ 등 미 언론 "운항 경험 9차례 뿐" 기체 결함은 제쳐둬<br>중은 공항설비 고장 등 다양한 가능성 제시

아시아나항공 214편의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를 두고 사고 지역인 미국과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의 시각이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요 미국 언론들이 조종사 과실로 사고원인을 몰아가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체 문제, 조종미숙, 날씨 등 돌발요인, 공항시설 미비 등의 원인을 제시하며 단정 짓지는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예상보다 사고원인 조사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하며 차분한 대응을 이어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미 연방항공안전위원회와 우리 국토교통부 등이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조종사 과실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아시아나 측이 기체 자체의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며 미국 교통당국도 조종사 과실에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도 아시아나 사고 소식을 전하며 사고기를 조종하던 기장이 사고기인 보잉777기를 운행한 경험이 9차례 43시간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너무 낮은 고도에 너무 느린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해 충돌 7초 전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를 받았던 것에 비춰 기체결함보다는 조종사의 미숙한 조종에 의한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NYT)도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상황으로 볼 때 조종사의 과실과 공항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꺼져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는 자동착륙유동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시계가 확보된 상황에서 사고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에 어렵다는 지적을 같이 제시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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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이 사고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며 미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아시아인은 운전을 못하듯 비행도 못한다"며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퍼지기도 했다. 미 언론들의 조종사 과실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착륙 과정에서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조작미숙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은 "(조종 미숙이라는) 추측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중국은 2명의 사망자와 가장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었는데도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사고 원인을 기체 문제, 조종사의 과실, 돌발상황, 공항설비 고장 등으로 제시하면서 우선순위를 기체결함에 두기도 했다. 엔진, 중력제어 시스템, 내비게이션 장치, 랜딩기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기가 한 달 전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엔진에 기름이 새는 것이 발견되고 하루 이상을 점검 수리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신문은 돌발기류 변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신망은 조종사 미숙에 대한 일부 증언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언론에서는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사망한 중국 여고생 1명이 비행기 착륙사고가 아닌 구조차량에 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비중 있게 다뤘다.

한편 중국인 사망 여학생에 대한 애도물결도 일고 있다. 저장성 장산시 소재 고등학교에 다닌 두 사망자인 왕린자와 예멍위안의 웨이보에는 애도의 글이 쏟아졌고 시진핑 국가주석도 사상자들에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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