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 AIG에 이어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도 미국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패니매는 10일(현지시간) 지난 3ㆍ4분기에 분기사상 최악인 29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순자산 가치가 지난 6월 말 414억달러에서 9월말 현재 94억달러로 줄어들었다며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니매의 순자산 가치는 지난 3개월 동안 무려 77.3% 급감했다.
290억달러의 손실 가운데 대부분인 214억달러가 부실자산의 상각처리로 발생했다. 집값 하락 및 채무불이행에 따른 신용손실은 92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12억달러보다 7.6배 급증했다.
허버트 앨리슨 패니매 최고경영자(CEO)는 “국유화 이후 부실자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말 3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프레디맥의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국유화 이후에도 양대 모기지 업체의 손실이 계속 불어남에 따라 기존보다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모기지 시장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는 양대 모기지 업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경우 주택 압류자 구제 등 현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책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9월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지분을 인수한 뒤 각각 1,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패니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주택시장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존 구제금융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막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향후 예상 손실 규모로 볼 때 2,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가 패니매 등에 연말 이전에 새로운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