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증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2개월새 바닥

러시아 증시가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지수가 21일 2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로 환산되는 모스크바 증시의 RTS 지수는 이날 2.80% 하락해 1,249.9로 주저앉았다. 이로써 지난주 초 이후 10% 하락했다. 러시아는 신흥국 증시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냈다. 달러 기준으로 12% 손실을 기록해 6% 상승한 MSCI 신흥국 지수와 대조를 이뤘다. 루블로 거래되는 MICEX도 21일 2.56% 하락해 1,386.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초보다 7% 하락한 것이며 5월 중순 이후 최저치이다.

가즈프롬뱅크의 에릭 드포이 전략가는 “의심할 나위 없이 투자자가 불안해 한다”면서 “여객기 격추로 가뜩이나 나쁜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장이) 감정적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드포이는 그러나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했을 때보다는 시장 충격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모스크바 소재 올마 인베스트먼트 하우스의 주식 거래 책임자 드미트리 쿨라코프는 “위험이 커지고 시장도 갈수록 동요한다”면서 따라서 “RTS의 추가 하향 조정이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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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 심화로 러시아 기업의 차환과 신디케이트론 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미국이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뱅크와 2위 은행인 VTB의 주가가 계속 내리는 점도 경고됐다. 모건 스탠리는 고객 보고서에서 “이들 러시아 양대 은행에 대한 압박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장기적이며 광범위한 여신 경색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채권 부도 가능성을 반영하는 신용 부도 스와프(CDS) 5년 물 프리미엄은 8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상승해 21일 216bp를 기록했다고 마킷이 집계했다. 이는 5년 만기 채권 1,000만 달러 어치를 1년 보증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21만 6,000 달러임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자산 가치는 지난 3월에 비해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이며 루블화도 심각하지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파리 소재 신흥국 통화 전략 책임자 세바스티앙 바브는 “루블화가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측면이 강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위험보다는 정치적 위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더 어렵다”면서 따라서 “루블화에 롱포지션(매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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