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애플 안방서 벌어진 삼성 투자 인센티브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도시인 새너제이 시의회가 삼성전자의 투자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10년간 700만달러(한화 약 78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교통부담금과 전기ㆍ가스에 붙는 시 세금의 절반을 감면ㆍ환급해주고 신속한 인허가도 약속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 본사의 턱 밑에서 일어난 일이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담금 등 감면액이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시와 의회의 자세다. 논의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이 다른 기업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 주요 도시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 삼성이 시에 3배 이상의 세금과 고용을 안겨줄 것이라는 판단에 한마음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약 370명이 사용하던 반도체 부문 영업ㆍ연구개발센터 건물을 2,000명 이상이 일할 수 있는 규모로 재건축해 여기저기 흩어졌던 직원들을 한곳으로 모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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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ㆍ감면을 우선적으로 폐지하고 세무조사 확대, 골목상권ㆍ중소기업 보호 등을 명분으로 규제의 벽을 높여가는 국내 현실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산업진흥 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마저 가격 후려치기를 하지 말라며 대기업 때리기에 나서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해외투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고용ㆍ성장률 끌어올리기 대책을 내놓을 때만 투자를 늘리라고 압박한다면 자가당착이다. 해외 직접투자가 1993~2002년 10.7%, 2003~2012년 17.2% 증가하는 동안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4.8%에서 4.0%로 떨어진 게 그 증거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화강세ㆍ엔화약세에 따라 대기업들도 대부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지만 대기업의 손발을 꽁꽁 묶을수록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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