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인터파크와 코스닥 신뢰의 위기

코스닥 기업으로 온라인 쇼핑몰 1위인 인터파크가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 실적이 마음대로 늘었다 줄었다 하는 고무줄도 아닌데 지난 1ㆍ4, 2ㆍ4분기 흑자(9억3,000만원)라고 했다가 갑자기 상반기 적자(19억원)라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로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인 리포트를 쏟아냈으며 주가는 여지없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6월 실적이 좋지 않게 나왔었지만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회사측과 애널리스트들은 나름대로 장밋빛 전망을 했었다. 다만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만이 “적립금 회계처리 방식이 동종업체와 달라 영업이익에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했었지만 인터파크는 ‘정당한 회계처리’라며 오히려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하지만 결국 착시 경고를 내놓았던 해당 애널리스트의 판단이 맞은 셈이다. 인터파크는 이에 대해 “판매관리비 초과집행과 물류센터 이전에 따른 재고유실, 부실재고 정리 때문”이라고 옹색한 변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매출을 현재의 입금시점에서 상품 출고시점으로 변경하면 29억원이 상반기 영업 외 손실로 추가될 수 있다”고 슬그머니 ‘꼬리표’를 달았다. 인터파크는 이번 실적 해프닝에 대해 회계상의 오류라고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기업은 때로 적자를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장이나 투자자들이 바로 신뢰를 거둬들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터파크의 경우는 다르다. 한 투자자는 “지난 2개월새 주가가 반토막 났다. 회사의 자신감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믿었는데”라며 망연자실했다. “온라인 쇼핑몰 1위 업체가 엉터리 회계처리라니”라는 그의 넋두리에는 지금 코스닥의 위기가 단적으로 표현돼 있다. 연일 사상 최저치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코스닥 시장은 지금 ‘투자자들의 불신’이란 최대 난제 앞에 섰다. 이번 인터파크 사태가 제발 여타 코스닥 기업들에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됐으면 하는 희망이다. 아울러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감독 당국과 애널리스트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고광본기자 <증권부>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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