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강 살리기

지난 주 김대중 대통령이 환경보존을 위하여 동강댐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은 그동안 마음을 조리며 동강의 보존을 염원했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안도와 함께 큰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고 본다. 앞으로 총리실에서 구성한 전문가 실무팀이 검토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보지만 산업연구원이 주관한 정책토론회에서도 동강댐건설은 경제성이 없으며, 댐 건설 없이도 보다 비용효과적인 대안을 통하여 물수요부족과 홍수관리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었다.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동강유역의 환경이 급속히 훼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희소한 자연자원으로서 동강지역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자연자원에 대한 가치평가는 개인적 철학과 가치를 평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론에 따라 다양할 수 밖에 없다. 대체로 동강지역과 같은 천연자원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중심으로 선택되는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와는 달리 향후 우리 경제가 동강의 비경을 향유할 수 있다는 선택가치나 동강 자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제적으로 평가하는 존재가치,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유산가치를 추가적으로 갖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연환경에 대한 가치는 소득수준이 낮을 때보다는 높을 때 그리고 소득이 보다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을 때, 우리 경제 전체의 소비 바스킷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이러한 동강의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현실적 접근이 우리가 선택하여야 할 동강관리방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부터 동강지역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환경오염과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고 래프팅의 급증에 따른 안전관리문제, 음식점 등 하천의 무단 점용 증가, 주민생활의 불편가중 등 과거 개발 사례에서 경험한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가 환경가치의 고려 없이 단지 사적인 효용극대화라는 원칙에 의하여 무분별하게 많은 자연자원을 훼손시킨 실패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 UN과 WTO에서도 강조하는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개발 혹은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의 개념을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즉 우리 세대가 동강지역의 가치를 적절하게 향유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개발하자는 것이다. 우선 동강지역 관리방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중앙정부 중심의 국립공원안과 함께 관리주체가 지역주민을 우선으로 하여 중앙 및 지역정부, 기타 이해 당사자를 포함하는 지역사회중심의 관리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에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지속가능한 개발 사례지역으로 선정된 경남 남해 장항마을의 사례와 함께, 국외적으로는 생태계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 추구하는 코스타리카의 토르투구에로 국립공원의 사례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는 지역 자연자원의 개발에 따른 이익이 충분히 지역사회에 환원되어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전체에게는 지역 특성이 부각되는 다양한 자연자원을 제공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음으로 동강일대의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관리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이 산과 섬위주로 개발되어 있는데 비해 강위주의 공원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성화 공원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버지니아주에 소재한 셰난도강을 중심으로 한 공원지역을 들 수 있다. 셰난도공원은 버지니아주가 행정적인 관리를 하고 셰난도 국립공원 사무소가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나 버지니아주 주민뿐만 아니라 민간단체, 환경관련 NGO, 공공기관, 개인 등이 회원으로 구성되는 비영리단체인 셰난도 자연사위원회가 공원관련 교육 및 홍보·재정지원·자료발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방안은 향후 동강지역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수립에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제 동강 살리기는 그동안의 자연자원 관리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동강이 주는 자연환경적 가치를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서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몫이고 책임인 점을 상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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