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신수종사업」 보고서 파장/차이어 통신·금융계도 초긴장

◎정부·채권단 갈등심화/기아사태 최대변수 부상/신세기·데이콤 등도 거론/“안전지대 없다” 내용·진의파악 분주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보고서는 기아사태는 물론 재계전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기아인수를 추진해왔다는 사실확인으로 기아사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데다 장기적인 인수대상으로 신세기이동통신, 데이콤까지 거론, 「파장의 영역」은 더 확산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그 내용대로라면 기아, 현대, 대우, 쌍룡 등 자동차업체를 비롯 LG, 포철, 코오롱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태. 실제로 이들은 22일 아침부터 보고서내용, 삼성의 진의 등을 파악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과 파장은 역시 기아사태. 기아는 이 문건이 『기아사태의 배후에는 삼성이 있다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물증」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사자인 삼성그룹은 『한 팀이 올린 보고서로 그룹의 공식입장이나 방침이 아니며 이미 폐기한 것』이라며 사안자체를 축소하면서 『기아를 인수할 의사도 여력도 없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채권단의 요구에 맞춰 김선홍회장의 퇴진을 주장해온 재경원, 통산부와 채권단도 『변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지난 4월 「국내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이란 보고서파문에 이어 다시한번 파장의 중심에 서면서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기아사태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기아의 입장을 보다 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정부·채권단과의 갈등이 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기아사태가 더 복잡해지면서 경제적파장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김회장의 퇴진요구에 대해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기아는 이번 보고서를 시나리오설을 입증하는 것으로 주장하며 강력대응할 태세다. 기아는 특히 이 보고서에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건의를 강화하고 정부와의 공고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는 내용에 대해 정부측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재경원은 『채권은행단의 김선홍 회장 사퇴서 제출요구와 자구노력에 대한 노사합의서 제출요구 등에 대한 정부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제일은행도 『경영진의 경영권포기각서, 노조동의서는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의 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이번 파문으로 그 요구가 철회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삼성파문은 이같은 입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기아사태는 더욱 주목을 끌게 됐다.<박원배 기자> ◎삼성 입장/“그룹입장과는 무관 사실여부떠나 죄송” 해명 삼성그룹은 『이번 보고서는 신규사업 담당자가 작성, 보고했던 것을 내부 결재과정에서 폐기처분한 것으로 그룹의 입장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지승림 삼성그룹기획홍보팀장은 22일 『어느 기업이나 기획팀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관심사업에 대해 여러가지를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전제하고 『문제의 보고서는 그룹의 방침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로서 기아를 인수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며 특히 데이콤과 신세기통신, 시중은행까지 인수를 추진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전제, 『삼성의 기아인수는 생각지도 않고 있으며 여력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삼성은 그러나 잇따라 보고서 유출사태가 발생한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모두에게 죄송한 일』이라고 밝혔다.<민병호 기자> ◎기아 입장/“사전각본설 입증 문건”/정부·삼성에 강력 대응키로 기아그룹은 삼성보고서에 대해 경악과 함께 대국민성명 발표 등 정부·삼성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기아는 이날 상오 김선홍 회장 주재로 전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간부회의를 갖고 정부와 삼성에 대해 강력히 대응키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기아는 『이번 보고서는 기아사태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사전각본설을 입증하는 문건』이라며 『삼성의 야욕이 드러난 만큼 우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다. 기아그룹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실무선에서 검토한 사항이라는 주장과 관련, 『언제까지 실무자타령을 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철저한 관리를 자랑하는 삼성에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23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기아지원 촉구 범국민대회」는 정부와 삼성그룹의 집단성토장으로 변모, 기아살리기의 방향이 삼성공략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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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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