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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중소형 기획사들이 많아지는가 하면, 골프·화장품 등 의외의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회사들도 대폭 늘었다.
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배우 이종석·오연서·유동근 등이 소속된 웰메이드예당은 최근 자회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가수 휘성·에일리 등이 소속된 YMC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드라마 제작사와 공연기획사인 쇼21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웰메이드예당은 이번 인수가 공연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걸 그룹 씨스타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이동욱·김범·이광수 등이 소속된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 킹콩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이로써 스타쉽엔터의 모회사인 음반 유통사 로엔은 가수 부문에 이어 배우 매니지먼트 부문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미 배우 매니지먼트 분야에 기반을 확보한 YG엔터와 FNC엔터는 각각 유병재·안영미, 정형돈·이국주 등의 방송 예능인들을 영입함으로써 MC·개그맨 분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엔터 업계의 영역 확장은 동종 업계라 할 수 있는 미디어·매니지먼트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는 배우 김수현이 소속된 키이스트와 한류 대표기업 SM, 씨엔블루·FT아일랜드가 소속된 FNC엔터가 컨소시엄 구성이나 콘텐츠 협력 방식 등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업 다각화에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YG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YG플러스를 통해 화장품·골프·패션사업을 비롯해 외식업에까지 손을 뻗었다. 골프선수 김효주가 소속된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골프 비즈니스에 나섰으며 지난달에는 노희영 전 CJ그룹 고문을 영입해 외식사업을 영위할 'YG푸드'를 설립했다.
엔터 업계의 대형화 추세는 지난 1~2년부터 뚜렷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유는 무엇보다 엔터 사업의 높은 위험성에 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스타라도 스캔들·사고 등 예상치 못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한두 명의 스타에 매달리기보다 가능한 많은 스타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외식업과 화장품 등의 산업에 진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스타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생각도 이 같은 선택을 부추긴다.
엔터 업계가 '스타성'이라는 모호한 가치가 아니라 기획·마케팅의 시대로 접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케이팝(K-POP)을 이끄는 아이돌의 경우 체계적인 스타 육성시스템과 기획사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따라 그룹의 완성도와 대중의 주목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악이건 뮤직비디오건 비용과 공을 많이 들일수록 속된 말로 '때깔이 다르다'"며 "자본은 물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대형화와 사업 다각화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한류 콘텐츠의 발전과 지속에 긍정적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덩치가 커지고 외부 자본이 유입될수록 기업은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작았기에 가능했던 과감한 도전과 재기발랄한 창의력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