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다시 한번 불계패

제6보(101~140)


백이 20으로 선제공격한 시점에 와서는 검토실의 모든 손길이 멈추었다. 창하오는 모든 미생마를 수습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반면으로도 모자라는 바둑. 실전은 174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 창하오는 기묘한 상대에게 패하여 세계선수권의 첫판을 잃었다. 1회전이 끝나자 새로 추첨을 하게 되었는데 임선근의 다음 상대는 녜웨이핑이었다. 2회전이 벌어지던 날 창하오는 종일 검토실을 지켰다. 그의 스승 녜웨이핑은 임선근8단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제압하여 백으로 7집반을 이겼다. 녜웨이핑은 8강전에서 조치훈에게 패하였고 조치훈은 이창호에게 패하였다. 결승5번기에 진출한 사람은 이창호와 마샤오춘. 전년도 우승자인 마샤오춘은 2기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이창호에게 3대1로 패하여 준우승에 머물렀다. 폐막식이 끝난 후 필자가 창하오에게 물었다. “1승도 거두지 못해서 실망했는가?” 그는 펄쩍 뛰며 대답했다. “천만에. 나는 실망이라는 것 전혀 할 줄 모른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느낀 것은?” “한국의 고수들에 대하여 전보다 더욱 존경심과 매력을 갖게 되었다.” “언제쯤 세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최정상을 항상 바라보며 쉬지 않고 전진할 것이다. 언젠가는 최정상을 밟을 날이 올 것이다.” “한국에는 언제쯤 다시 올 예정인가?” “내년 여름쯤. 하지만 일주일 후에 한국의 신예들이 상하이에 오니까 한국기사와는 자주 바둑을 둘 수 있을 것이다.” (15…6) 140수이하줄임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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