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농어촌 10만 정예인력 육성을

조선시대 율곡 선생은 일본 침략을 예견하고 '10만양병설'을 주장했다. 당파싸움과 국론 분열로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8년 후 임진왜란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400여년이 지난 지금 농어촌 현장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자유무역협정(FTA), 구제역 등 가축질병 발생으로 거의 전쟁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과거에 상상할 수 없는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로서 우리 농어촌에도 10만 정예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 농어촌 정예인력 10만명을 핵심리더로 양성할 계획이다. 직업이나 나이를 불문하고 농어촌 정착의지가 있는 젊은 청년이나 농업인 또는 인생 이모작을 설계하면서 귀농ㆍ귀촌 하려는 도시민 등 각계각층의 인력으로 지역사회의 리더를 육성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영농기초기술, 자재사용기술, 조직관리, 마케팅 등 각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농어촌을 활력화시켜야 한다. 지난해 농가인구는 312만으로 전체인구의 6.4%로 줄어들었고 노령화돼 농어촌 현장에 인력 부족상황이 심각하다. 농촌현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가전체로는 경제활동인구 중 외국인은 2.2%에 불과하며 농촌현장 근무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농촌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가정의 역할이 점차 증대되고 있어 이들의 교육ㆍ언어ㆍ건강ㆍ복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구제역 발생원인의 하나로 농촌 외국인 근로자의 위생과 검역 및 안전의식 결여를 들기도 한다. 과거 워싱턴 D.C. 소재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농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미국의 많은 농장을 둘러 봤다. 미국 농촌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대부분 중남미나 동남아 등 외국에서 온 노동자들이었으며 농장주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경영 컨설팅이나 교육을 받으러 갔거나 어느 농장주는 하원의원을 만나러 갔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주인이 농장 일은 하지 않고 쓸데없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농장주가 해야 할 일과 농장 근로자가 해야 할 일이 다르다는 점을 한참 후에 깨달았다. 농어촌 정예인력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이 가는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고 험한 길이다.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踏雪夜中去) 시에 '오늘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고 했다. 농어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미래를 짊어질 10만 정예인력이 앞으로 미래 농어촌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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