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현대-기아자동차] 복잡한 내부경쟁 시작

「기아가 더 무섭다」현대자동차 판매담당 실무자들이 이제 한 회사나 다름없는 기아자동차에 대해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기아자동차 인수이후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오히려 기아자동차에 대해 미묘한 경쟁의식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판매담당자들은 4일 기아자동차가 현대와 기아자동차 로고가 묶여진 그림아래 「한국자동차산업을 선도해온 현대자동차와 오랜 기간 기술력을 축적해온 기아자동차가 함께 달립니다」는 광고를 전 일간지에 게재하자 바짝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와 이미지접목을 통해 판매확대를 꾀할수록 그만큼 현대자동차의 파이는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그룹 계열사로 현대자동차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이 기아자동차의 광고를 대행해온 거손과 MBC에드컴을 제치고 광고대행을 추진하자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핵심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걱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광고대행사의 경우 핵심정보를 공유하게 되는데 금강기획이 현대와 기아광고를 모두 하게 될 경우 현대자동차 마케팅 전략이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법인이나 공기업, 택시회사 등에 대한 도매판매에서 나타날 딜레마도 걱정이다. 도매판매(직납)의 경우 회사대 회사가 격돌, 해당 담당자의 능력이 적나라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양사가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조율할 지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내에서 판매부문의 대부(代父)로 불려온 김수중(金守中)기아자동차 사장의 행보도 변수다. 金사장은 현대자동차 판매부문에서 성가를 날리던 주요 임원들을 기아자동차 인수단으로 끌어들여 판매확대를 통한 기아자동차 정상화를 외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실무부서에서야 내부경쟁이 더 무서운 것 아니겠느냐』며 현대·기아의 미묘한 경쟁 분위기를 설명했다.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기아가 경영정상화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판매확대를 선택한 만큼 현대자동차의 파이가 줄어들면서 현대의 가장 큰 적이 기아로 떠오를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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