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단·당직자 등 “대표 지명” 순간도 무표정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은 13일 하오 여의도 63빌딩에서 제2차 전국위를 소집, 이홍구 대표후임에 이회창 고문을 지명해 명실상부한 「이회창호」가 출범했다.
○…이날 하오 1시59분께 1천3백여명 대의원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김영삼 총재는 차남 현철씨가 연일 야권의 공세를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무표정하게 단상에 등장, 축사를 통해 『우리 당 대통령후보 선출에 있어서도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당원 전체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며 경선에서의 공정성을 강조한 뒤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 회생, 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다짐.
이날 35분간의 행사중 하이라이트는 하오 2시11분께 이고문이 신임대표로 지명되는 순간이었으나 단상에 앉은 김대통령을 비롯해 고문단, 당직자 등 대부분이 무표정한 모습이어서 분위기가 어색.
김대통령이 단상으로 불러 전임 이대표와 나란히 서서 대의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수락연설에 임한 이신임대표는 『싫고 좋고를 떠나서 우리 모두 총재님을 중심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자』고 유난히 단합을 강조해 눈길.
◎야권 반응/“정치권·국민 검증의 시험대 오른것”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3일 신한국당 전국위에서 이회창 고문이 새대표로 기용된 것과 관련, 예상치 못한 카드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YS식 「국면전환」용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
야당은 특히 신임 이대표가 대권후보로 직행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면서 야권에 가장 버거운 대권상대라는 관측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
그러나 일부 야당의원들은 이고문의 신한국당대표 자리 획득으로 여야간 대선경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 대권경쟁이 조기가열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대표지명으로 대세몰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도리어 대권후보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이같이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양당 당직자와 의원들은 한마디로 『이대표가 마침내 정치권과 국민의 검증이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며 여야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것임을 예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전날밤 12시께 이대표 내정 소식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며 『이대표로선 위기와 기회인 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정동영 대변인이 전해 이를 뒷받침.
정대변인은 이날 비공식 논평에서 『현철씨 청문회 출석과 사법처리 문제 등에 대해 김영삼 대통령과 이대표간 조율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으나 이대표가 수락연설에서 이에대한 언급이 없자 대표로서의 한계를 나타낸 것이라고 힐난.<양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