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저금리 시대 달라지는 투자패턴

위험 부담 있더라도 플러스 알파 상품 뜬다<br>지수 연동 등 복합상품 득세 'KB펀드…' 3달새 3조 유입<br>은행도 수익기반 약화 우려 고객유치 위해 마케팅 주력


"3% 미만 정기예금 이율에 만족하지 않으신다면 세이프지수예금에 가입해 보세요. 최고 연 5.82%수익률의 상품으로 300만원 이상 가입 가능합니다."

최근 한 시중은행이 예ㆍ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수시로 뿌리는 문자메시지다. 뼛속마저 보수적인 고객이라도 2%대 은행 이자에 만족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고금리 시절 은행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였던 플러스 알파(α)형 상품이 최근 마케팅의 선봉에 설 정도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저금리 탓에 복합 상품 득세=저금리로 고객 이탈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중위험 상품이다. 지수 등과 연계된 복합예금상품, 각종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조금 더 위험 부담을 지더라도 수익을 더 챙기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보면 된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최저금리보장형 지수연동예금(ELD)'의 경우 1~2월 1,800억원을 끌어모았다. 기존 상품으로는 자산 관리에 한계를 느끼는 고객들에게 어필한 결과다. 최근에는 원금만 보장하는 지수예금과 달리 최소 연2% 이상의 금리를 보장해주는 '세이프지수연동예금'도 내놓았다.

추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목돈 예치 후 원금의 일부나 이자를 펀드에 투자하는 국민은행의 'KB펀드와 만나는 예금'도 이 목록에 들어간다. 지난해 6월 말 출시된 이 상품은 올 3월 말까지 무려 8조559억원의 자금을 쓸어 담았다. 특히 최근 3개월 매달 1조원 이상 총 3조원을 훌쩍 넘는 자금이 유입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하이일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우리은행의 '우리Champ 복합예금'도 고객의 관심을 받았다.


◇은행의 복잡한 속내 반영=복합 상품의 득세 이면에는 은행의 딜레마적 상황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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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과 저금리로 돈 굴리기가 마땅치 않아 수신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려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신기반 약화를 우려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판 예ㆍ적금 상품 출시는 금융환경을 감안할 때 언감생심이고 자산버블기 최고의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시장은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 보금자리론에 주도권을 내준 지 오래다. 그래서 수익성이 악화일로인 은행이 최근 주력하는 상품은 연금저축ㆍ재형저축 등 장기비과세 상품들로 과거 보험사의 텃밭으로 간주되던 영역이다. 복합 예금 상품도 주로 증권사가 취급하는 상품과 유사해 제2금융권이 느끼는 부담이 적지 않다.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금융 권역별로 판매되는 대표 상품 간에 차이점이 모호해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금리 갈증 때문에 중위험 상품을 더 취급해야 한다"며 "실제 판매도 판매지만 저금리 속에서 은행이 소외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ㆍ적금 금리가 너무 낮아져 고객 니즈를 충족하기 역부족"이라며 "앞으로도 복합 예금 상품 등이 게릴라 성으로 더 자주 판매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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