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벤처부활제 1호 설융석 와우엠지 대표는 지금…

회사 부도로 한때 신용불량자 낙인<br>中 교육시장 공략으로 재기 성공

설융석

"필사즉생의 각오로 전국 학교를 찾아 발로 뛰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힘들 때마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지요." 교육용 콘텐츠 업체인 와우엠지의 설융석(38ㆍ사진) 대표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하나 있다. 바로 벤처패자부활제 1호 기업인이다. 그는 지난 3일'제1회 청년창업인의 날' 행사에서 중소기업청장의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갖은 풍파를 겪어온 그가 비로소 번듯한 기업을 일궈냈다는 인정을 세상으로부터 받은 셈이다. 지금은 연매출 50억원까지 넘보는 설 대표지만 2004년에는 7년간 학습용 교재를 만들어오던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그에게는 곧바로'실패자'나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혔고 연대보증 탓에 1억8,000만원가량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설 대표는 한때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했을 때 세일즈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영업으로 다시 승부를 보겠다고 다짐한 후 나름대로 실패원인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그는 폐업 후 회사에 남아 있던 교육 콘텐츠 재고물량 등을 가방에 넣고 전국 모든 학교로 달려가 무작정 교재를 팔기 시작했다. 그는 "잘 팔릴 때는 일주일에 3,000만~4,000만원씩의 매출을 올리기도 하면서 빛을 갚아나갔다"며 "현장에서 고객들과 맞닥뜨리면서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고 이를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남다른 노력이 인정받아 벤처 패자부활제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도 재기에 큰 보탬이 됐다.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에서 벗어나 추가 자금지원을 받았고 결국 중국시장까지 진출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설 대표는 "사업에 여러 번 실패했던 것은 스스로의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낙담하지 않고 매일 새벽1~2시까지 끊임없이 학습하고 경험을 쌓은 것이 이제는 실패하지 않고 기업을 꾸려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와우엠지는 지난해 500여곳의 중국 유치원에 과학교재를 공급한 데 이어 9월 학기부터는 영어교재도 공급하고 있다. 일찍이 내수시장의 한계를 절감했던 설 대표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철저하게 시장조사를 했으며 기존 교재들과 차별화된 디지털과 접목된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로 시장공략에 나서 이것이 중국시장에 먹혀 들고 있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기업을 운영하려면 제품개발ㆍ유통ㆍ판매ㆍ인재관리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며 "하지만 젊은 창업자들은 이런 부분을 경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소한 간접경험이라도 쌓고 창업해야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설 대표는 또 "내 뒤를 잇는 패자부활 기업인이 더 많이 나와야 건전한 벤처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서류 등을 통한 객관화된 평가에만 매달리다 보니 벤처기업인들이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한 보증지원보다 모태펀드 활용 등 보다 직접적인 지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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