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젊은이들의 가을맞이


이래저래 바쁘게 지내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는데 하늘하늘 피어난 코스모스를 보고서야 '가을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단풍의 화사함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기에 단풍은 더욱 빨갛고 노랗게 우리 주변을 물들여 갈 것이다. 그 모진 시간들을 견뎌내고 울긋불긋 변해갈 단풍을 생각하니 잎 한 장 한 장이 마냥 기특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가을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매년 이맘때쯤에 들려오는 청년취업난 소식은 가슴이 아프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혼자 끙끙 앓고 있을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크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한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그들에게 쉽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지만 인재를 채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청년들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조언을 하자면 가을의 단풍과 꽃이 되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단풍이 붉게 물들기 위해서는 갖은 어려움과 유혹들을 묵묵히 극복했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들을 마주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색을 찾고 발현해나갈 때 목표한 꿈은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비바람과 무더위의 힘든 여정을 인내하며 마침내 화사함과 깊은 향기로 피어나는 가을 단풍과 꽃과 같은 젊은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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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젊은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물음은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준비했는가'라는 질문이다. 오랜 학창시절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마주한 위기는 무엇이었고 그것으로부터 쌓아온 당신만의 매력이 궁금하다. 사실 인재를 채용하는 입장에서 평이한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서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나름의 사연과 그것을 통해 얻은 특별한 스토리 속에서 호기심을 느끼고 그를 더 알아가고 싶게 된다.

청년들이여, 자신의 색을 준비해보자. 또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부터 발원된 향을 뿜어내듯 젊은 구직자들도 자신의 향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는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영어점수나 학점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경험과 독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품성과 사고의 깊이에 기반하는 것이다. 이것은 굳이 알리려 하지 않아도 타인에게 은은하게 전달되고 보여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사람의 주위에는 늘 사람이 모이고 조직의 분위기는 더욱 성숙해진다. 이야말로 진정한 스펙이며 자산이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은은하고도 깊은 향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가을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되기 위해서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법이다. 그 긴 시간을 인내하고 이겨내면서 자신의 내면의 향과 외면의 색이 더욱 멋을 더해가는 것이다. 취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여년 동안 차곡차곡 내면의 힘을 키워온 젊은이들이 준비한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멋을 가졌는지 보여줄 시간이다. 올가을은 꽃도 단풍도 좋지만 멋진 청년들의 아름다운 색과 그윽한 향으로 가득 찬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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