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강국’ 미국이 정보화의 ‘부메랑’ 때문에 골머리를 않고 있다. 미국의 첨단 정보ㆍ군사기술을 빼내려고 전세계 스파이들 몰려들면서 ‘첩보전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것. 또 첨단 정보기기의 급속확산에 따라 대학에서도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부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은 ‘스파이 각축장’= USA투데이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이 불법적으로 군수품이나 첨단군사기술을 빼내려는 전세계 스파이들의 활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스파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이민 및 세관단속국(ICE)은 작년 한해 동안만 미국의 군수품 및 군사기술 불법수출의혹 사례 2,500건을 조사해 101명을 검거했으며 이중 86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들어 산업기술을 빼내려는 산업스파이 활동도 급증하는 추세다. 스파이들은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으로 신분을 위장한 뒤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에서 불법 스파이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는 러시아ㆍ중국ㆍ쿠바ㆍ이란 등이 꼽히고 있다.
티모시 베레즈네이 FBI 방첨팀장은 “냉전시대 미국의 라이벌이었던 구 소련이 붕괴한지 15년이 지났지만 그 후신인 러시아는 여전히 미국에서 최대 비밀 스파이망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첩보위협국은 역시 중국.
그 동안 여러 차례 중국으로 군사 및 산업기술이 유출됐거나 이를 시도하려다 적발됐으나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고민이다. 이밖에 쿠바와 이란도 암암리에 첩보망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은 첨단기기 이용한 ‘커닝의 전당’= 정보통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도 부정행위가 급증, ‘상아탑’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 대학 내에서 첨단 정보통신 장비를 이용한 각종 시험 부정행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LA)에서는 e메일 송수신용 휴대용 기기에 강의 노트를 입력, 이를 이용해 시험을 치려던 학생이 적발됐으며 새너제이대학에서는 랩톱 컴퓨터를 이용해 단어 철자법 시험을 치려던 학생이 붙잡혔다.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는 시험 도중 카메라 폰을 이용해 시험문제를 촬영해 시험장 밖 동료에게 보낸 뒤 정답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받으려는 시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페퍼다인대학의 소니아 소렐 교수는 “최근 MP3 플레이어를 이용해 커닝을 시도한 학생이 있었다”며 “학생들을 가르쳐온 지난 30년 간을 되돌아볼 때 매년 새로운 커닝기법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