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리 키드' 메이저 퀸으로 우뚝

만19세 박이비 US女오픈 10년만에 박세리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 경신

10년 전 부모님의 함성과 박수 소리에 새벽 잠을 깨 박세리(31)의 맨발 투혼을 지켜봤던 박인비(19)가 당시 '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US여자오픈 은빛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박인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켄 골프장(파73ㆍ6,789야드)에서 끝난 제63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83타로 역전 우승했다. 전날 2타차 공동3위였으나 이날 2언더파를 보탠 덕에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나흘 연속 언더파 행진을 마친 뒤였다. 우승 상금 58만5,000달러. 이로써 1988년 7월23일생으로 이날 만 19세11개월4일이 된 박인비는 10년 전 박세리가 세웠던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20세9개월7일)을 경신했다. 이 대회에서 10대가 정상에 오른 것은 63년 역사상 처음이다.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메이저 우승은 박지은(2004 나비스코 챔피언십), 장정(2005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포함해 다섯번째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이 달 초 이선화(긴 트리뷰트)와 2주 전 지은희(웨그먼스LPGA)에 이어 6월 들어서만 세 번째 승수를 쌓아 초반 우승 갈증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 대회에서는 박인비와 동갑내기 친구인 김인경(하나금융)과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LG전자)이 4언더파 공동 3위, 김미현(31ㆍKTF)이 3언더파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톱10'에 4명이 포진해 두툼한 한국 선수 층을 과시하기도 했다.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1타를 줄이며 합계 2오버파를 기록해 최나연(21ㆍSK텔레콤), 장정(28ㆍ기업은행) 등과 공동 19위 그룹에 들었다. 이날 박인비는 첫 홀 그린 옆 러프에서 친 샷이 그대로 홀인돼 버디가 된 데다 파5의 2번홀에서도 1타를 줄여 초반부터 선두에 나섰다. 그 사이 경쟁자들이 계속 보기로 무너져 여유를 갖게 된 박인비는 이후 보기를 3개 했지만 버디도 3개 해 2언더파를 쳤다. 특히 마지막 홀에서 1m안쪽의 짧은 버디 퍼트를 우승 퍼트로 장식, 갤러리들의 갈채를 받았다. 한편 전날 선두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4언더파 공동 3위, 2위였던 폴라 크리머는 3언더파 공동 6위로 밀려 났다. 로레나 오초아는 5오버파 공동 31위였고 이번이 이 대회 마지막 출전이 된 아니카 소렌스탐은 3오버파 공동 24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홀 이글로 확실한 팬 서비스를 했다. ○…스폰서가 없는 박인비는 미국LPGA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를 해 협회에서 주는 보너스(상위 5위 이내 입상시 1,000달러)를 받게 됐다고. ○…박인비가 지난 주 웨그먼스 LPGA대회 최종일 경기 도중 드라이버 티 샷으로 미셸 오드굿이라는 여성을 맞혀 앞니를 2개나 부러뜨렸다고. 결국 대회를 마친 뒤 부랴부랴 병 문안을 가야 했던 박인비는 "내년에도 응원하러 가겠다"는 그녀의 격려에 "US오픈에서 우승하면 18번홀 깃발에 사인을 해 보내주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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