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토요 Watch] 일개미 거부한 그들 슈퍼개미로 화려한 부활

평생직업 구하려…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 출신


슈퍼개미. 수백억원대의 투자자산을 굴리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자산규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개미투자자가 주식으로 모은 자산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최근에 만난 슈퍼개미 이석호(가명)씨는 5~7개 종목에 12년간 투자해 자산을 100억원까지 늘렸다. 그가 주식시장에 입문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고 싶을 때 눈을 뜨고 싶어서였다. '고용주에게 빼앗긴 시간을 되찾고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는 신념은 그를 가치투자의 세계로 이끌었다. 5년간의 직장생활로 번 월급을 주식에 투자해 5억원의 종잣돈을 만들었고 전업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자신을 버린 여자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평생직업을 찾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시점에 시장이 워낙 좋아서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1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05년 '가치투자연구소 PIC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어색했던 첫 만남. 그들은 몇백만원씩 모아 펀드를 만들었고 그 안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을 취재하고 공부하고 정보가 사실인지 검증해 투자를 결정했다. 이들의 성과는 놀랍다. 당시 그룹 멤버 10여명 모두 100억원 이상의 자산가가 됐다. 이들은 문하생까지 두고 투자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들은 일종의 집단지성이다. 증권사 리포트, 경제지에 나오는 감정 없는 정보보다 직접 기업설명(IR) 담당자와 만나 정보의 표정을 읽어내고 확실하다 싶은 정보만 취합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원석 같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2~5년을 기다린다. 무조건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원금의 2배가 될 때 슈퍼개미들은 2배가 된 투자금을 원금으로 생각하고 더 보유할지 매도할지 고민한다.

남산주성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슈퍼개미 김태석씨는 "주식투자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직장생활을 했다"며 "주식을 통해 고액 자산가가 된 사람 대부분은 처음에는 평범한 자연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