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증시 U턴 조짐] 北核위험 줄자 ‘바이 코리아’

외국인이 3개월째 이어오던 매도공세를 마감하고 `바이 코리아(Buy Korea, 한국주식 매입)` 조짐을 보이는 것은 서울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라크전쟁이 사실상 끝나 세계경제에 작용했던 전쟁위험이 줄어든데다 한국만의 위험으로 작용했던 `북핵 문제`가 평화적 해결로 가닥을 잡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 카드채 문제가 해결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안정 요인이 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외국인투자가들은 북핵 위기 리스크를 고려해 매수를 유보했고, 일부 보수적 투자자는 한국비중을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자협상 합의와 함께 실무접촉 움직임 등이 이어지자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컨트리 리스크가 줄어들자 한국증시가 저평가됐다는 펀더멘털상의 접근이 가능하고 이에따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의 매수행진을 재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이끄는 상승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들어 지속적으로 투자규모를 줄여왔기 때문에 올해 매도분에 대한 `재매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외국인 3개월여만에 최대 순매수=16일 외국인은 이틀째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1,400억여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1월6일 1,535억원이후 3개월여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난 1월 3,183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3개월째 매도공세를 벌여 2월이후 모두 2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라크전쟁과 북핵 위험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팔자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서울증시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이번주 들어 크게 줄어들자 방향을 바이 코리아로 돌리기 시작했다. 외국계 J증권사의 C부장은 “그동안 외국인은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증시 투자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며 “하지만 다자협상의 방향이 잡히면서 전쟁리스크가 거의 사라졌다고 판단, 본격적인 매수행진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흐름도 개선=외국인의 수급이 개선된 점도 주목할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이후 지난 9일까지 미국의 뮤추얼펀드 자금 순유입은 35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이머징마켓 펀드에 7,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 기간동안 국내주식을 1조원 이상 매각해 수급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실탄(현금)`이 충분한 상태다. 안성영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미국증시가 안정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어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흐름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들어 원화강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환차익을 겨냥한 자금유입이 시작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우량주 재매수 전략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한 매수행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컨트리 리스크를 고려해 주로 매도한 종목군이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업종대표 종목군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팔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선매수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와 KT로 각각 680억원, 13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국민은행도 각각 119억원ㆍ113억원 어치를 거둬들였다.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사들임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도 매물대인 620선을 넘어선데 이어 안정적 상승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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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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