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쏘나타, K5, SM5 등 패밀리 세단으로 인식되는 중형차 판매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유가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중형차의 신규 수요가 줄어들고 중산층의 감소와 양극화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중형차 판매량은 6만3,804대로 승용차량과 레저용차량(RV)을 포함한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17.7%의 비중을 차지했다.
중형차 비중은 지난해까지 20%대를 꾸준히 유지했으나 올해 처음 10%대로 떨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 올해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중형차급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신형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확대로 6년 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중형차 시장의 판매가 줄어든 것과 상대적으로 경차와 RV 차량은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모닝, 레이, 스파크 등이 포함된 경차는 판매가 매년 급증해 지난해에는 20만2,854대가 팔려 17.3%의 비중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올해도 4월까지 16.5%(5만9,444대)를 기록하고 있다.
캠핑 등 레저 수요가 늘어나면서 SUV는 올해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한 8만3,895대가 팔려 23.3%의 비중으로 1위 자리를 이어갔다. 미니밴 차급 또한 4월까지 전년 대비 25.8% 증가한 2만116대가 팔려 2007년 이래 최고인 5.6%의 비중을 차지했다. SUV와 미니밴을 포함한 전체 RV의 판매 비중은 지난달까지 29%로 2005년 3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준중형 및 중형차급의 판매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것이 이들 차급의 최대 수요층인 중산층의 붕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차 및 준대형 차급의 판매는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경제적 소득 양극화가 차급별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향후 차급별 양극화가 보다 뚜렷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여가 및 레저 생활을 즐기려는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RV 차급의 판매 비중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