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4월 16일] 희토류 확보에 총력을

자원시장을 둘러싼 최근의 상황은 자원부국들의 자원 무기화 혹은 보호조치로 ‘21세기 자원민족주의’라고 불릴 정도다. 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많은 나라들은 경제원조ㆍ자원외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그 양상은 ‘총칼 없는 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다. 중국은 자국의 자원은 보호하면서 동시에 제3세계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와 기업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도 범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세계적으로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에 지금까지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식품 원자재, 석유, 석탄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미흡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기업들의 활동도 많이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자원으로 우리 경제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기반을 흔들 정도로 중요한 자원들이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산업에 필요한 자원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필수품이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첨단산업 필수 소재의 확보를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 중 하나가 희토류다. 희토류는 항공우주ㆍ전자산업ㆍ통신산업ㆍ화학ㆍ자동차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첨단과학기술 분야에 널리 이용된다. 또한 희토류는 금속산업, 유리산업, 석유화학공업, 렌즈, 형광물질, 영구자석, 초전도체, 수소흡장재, 고밀도 기억소자, 레이저, 원자로, 인조보석, 비료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능성 재료로 각광받으며 그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첨단산업에서 희토류는 대체물질이 없는 필수 영양소로 불린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덩샤오핑의 말은 희토류의 중요성을 대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토류의 수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공급시장은 중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자원화해 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희토류 광산 부문에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고 정제되지 않은 희토류 원석의 수출을 금지했으며 희토류 정제 부문에서도 외국인 단독 투자를 금지하면서 중국과의 합자 혹은 합영만을 허용하고 정제된 희토류의 수출을 허가제로 묶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희토류 국제가격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 지난해 희귀금속재활용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미국도 폐쇄시킨 광산을 재가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희토류 원석을 일본이 가공하면 이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용패턴은 우리나라의 첨단산업을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 중국의 희토류정책으로 희토류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되면 희토류 관련 소재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인 우리나라의 첨단산업의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령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희토류 가격의 상승으로 관련 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 첨단산업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는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다행스럽게 현 정부는 자원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현 정부의 자원외교를 충실하게 실현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공기업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희토류 수입원을 다변화하면서 동시에 희토류 광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