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조성한 공적자금중 고갈된 예금보험기금 확보를 위해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매입기금 12조원을 전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일·서울은행의 매각이 성사돼도 자산평가를 통한 정부의 손실보전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기금의 추가조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64조원의 금융구조조정자금중 증자·예금대지급용으로 할당된 31조5,000억원의 예금보험기금채권이 소진돼 부실채권매입기금에서 12조원을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李위원장은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제일·한빛·조흥·평화은행 등에 대한 증자지원액이나 퇴출금융기관의 예금대지급금이 예상보다 증가한데다 해외매각으행의 손실보전, 제2금융권의 예금대지급 등에 앞으로 추가공적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조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부실채권매입기금으로 32조5,000억원, 예금보험기금으로 31조5,000억원을 배정했으나 예금보험기금은 제일은행에 4조2,000억원을 출자함에 따라 7,000억원만이 남아 거의 고갈됐고 부실채권매입기금은 아직 12조2,000억원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은 은행 구조조정에 38조3,000억원, 종합금융사·신용금고 등 2금융권에 12조8,000억원 등 51조1,000억이다.
李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정-재계간담회에서 합의한 8개업종의 사업구조조정에 대해 반도체·정유·철도차량 등 3개 부문은 완료됐고, 선박용엔진·발전설비 등 2개 부분은 완료단계이며, 석유화학.항공기부문은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대우의 자동차-전자 빅딜이 무산됨으로써 독자생존이 불가피해진 대우전자는 외자유치를 통한 자체정상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