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들은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하지만 환자 치료도 자신들의 건강을 잘 보살펴야만 가능하다. 수십년 동안 환자들을 치료하며 건강 노하우를 쌓아온 종합병원 원장들로부터 평소 실천하고 있는 건강관리법에 대해 듣고 매주 연재한다. 성상철(58) 서울대병원장은 낙관적이고 잘 웃는 자신의 성격을 건강의 으뜸비결로 생각한다. 성 원장은 "한국사람은 웃는데 매우 인색하다"며 "5세 어린이가 하루에 300번 웃는데 비해 어른이 되면 15번으로 급격히 감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의 유명 정치가나 지도자들은 심각한 순간에도 유머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며 "자주 웃게 되면 여유를 갖게 되고 주변 사람들 기분도 좋게 만든다"고 말했다. 병원 한 관계자는 "원장이 되신 이후는 좀 덜하시지만 진료부원장 시절의 원장님과 얘기하게 되면 잠시라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며 "회식자리에 원장님의 참석유무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며 성원장의 유머감각을 높이 평했다. 성 원장은 나름의 '유머감각' 유지를 위해 조선조의 해학집이나 현대유머에 관한 책을 늘 본다. 그는 현대인의 가장 큰 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숙면을 취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품이 낙천적인 것도 있지만, 내일 할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잠을 잘 자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후 11시에 취침해 오전 6시에 기상하며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하루에 20~30분 정도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명상 등으로 절대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는 건강을 위해 '검은콩'과 '묵'을 즐겨 먹는다. 검은콩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하고 소화도 잘되므로 위장병환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 고혈압환자 등에 좋다는 것. 그는 "청포묵, 도토리 묵 등 묵 종류는 허기를 달래 주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몸에 좋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이면 공원을 자주 찾는다. 삼청공원, 남산공원, 사직공원 등 서울시내 공원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했다. 그는 "산책로의 경사가 적당하고 도심 한 가운데 있으면서도 비교적 수풀이 울창한 남산공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주1회 정도 골프를 즐긴다. 예전에는 보기플레이어 였지만 원장이 되고 난 이후 연습부족으로 실력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는 "필드에 나가 카트를 타지 않을 경우 약 1만1,000보의 걸음으로 7.7㎞정도의 거리를 걷게 된다”고 밝혔다. 술을 비교적 즐기는 성 원장은 지난 2002년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부임할 당시 30년 펴오던 담배를 끊었다. 금연비법을 묻자 그는 “가족들과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싶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확실한 금연동기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먹고 있다는 성 원장은 커피 대신 부인이 다려주는 홍삼차를 즐겨 마신다. 그는 “홍삼차를 먹고 난 이후에 피로감은 덜 한 편”이라며 “커피 보다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건강음료를 즐기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매주 화요일 진료를 보는 성 원장은 인공관절 치환술 및 관절경(관절내시경) 수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무릎치료 전문의로서 무릎건강 유지법에 대해 묻자 그는 “과용하지 말라”고 단언했다. 나이가 들면 젊을 때보다 운동량을 줄여야 하며 결코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규칙적으로 평지를 30분 정도 걸을 것과 계단을 무리해서 오르내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수영, 물속 걷기 등 물에서 하는 운동을 하고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생활을 하며 무릎에 이상이 생길 경우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강조했다. 관절염 환자들이 즐겨 먹는 글루코사민에 대해서 그는 “초기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전문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하고 혈당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당뇨환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