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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공동으로 20억달러의 글로벌 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해 해외 투자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철도, 경기장 건설, 교량 등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포함해 총 290억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에 대해 협의를 전개했다.
박 대통령과 타밈 국왕은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경제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 비경제분야에서 4건의 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1,000억달러 이상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카타르 월드컵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타밈 국왕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핵심 협력 대상 국가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적극 지지한다"며 "짧은 기간에 국가발전을 이룩한 한국에 대해 높은 호감과 협력의지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2022년 월드컵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장거리철도(20억달러) △일반도로 및 하수처리(140억달러) △도하 남부 하수처리시설(30억달러) △크로싱 교량(60억달러) △월드컵 경기장(40억달러) 등을 꼽았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올해부터 입찰이 이뤄지는 것으로 총 수주 예상 규모는 290억달러에 달한다.
카타르 자본의 국내 투자도 본격화된다. 한국투자공사(KIC)와 카타르 투자청(QIA)은 20억달러의 글로벌 공동투자펀드를 만들어 보건의료, 관광, 정보통신기술(ITC),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때 타밈 국왕은 우리 정부에 희망 투자 분야를 알려달라고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올해 1월 투자 가능한 프로젝트 48개를 카타르 측에 전달했다. 카타르 정부는 이 중 6개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했고 박근혜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한국 기술력과 카타르 자본을 결합한 투자모델을 구축하게 됐다"며 "양국 상호투자는 물론 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 제3국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원자력 인력양성 MOU를 체결해 연구용 원자로 건설, 인력양성 등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한국 산학연이 카타르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본격 참여할 수 있다. 또 한국의 고급 청년들이 항공·금융 등 서비스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고 진출인력에 대해 정보제공·취업알선·교육훈련 등의 프로그램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