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18일] 정책 시행착오 줄이려면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주요 정책들을 여론수렴 등 사전검토 과정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혼선과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 국정혼선과 시행착오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낳고 추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초ㆍ중ㆍ고 자율화 방안이 그렇다. 교육에 관한 권한을 학교로 되돌려주겠다는 방향은 옳지만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교조 등의 반발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도 교육청과 교원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에는 교육부가 제시한 자율화 방안을 금지돼 있어 전교조가 반대하면 정책 반영이 쉽지 않게 된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다 보니 부교재 선정, 촌지수수 등 정작 필요한 지침까지 없애버린 것도 불찰이다.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동안 혁신도시계획을 축소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쳤다. 16일 부산 혁신도시 기공식에는 차관을 참석시켰고 통폐합되는 공기업은 이전을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기대보다 효과가 작고 토지 조성원가가 너무 비싸 문제가 많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해당 지자체, 주민, 업체 등은 당연히 반발했다. 지방 민심이 들끓기 시작하자 정부 여당은 진의가 왜곡됐다며 어제 긴급진화에 나섰다. 준비와 추진전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처 또는 기관별로 지나치게 충성경쟁 또는 코드 맞추기 경쟁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정권교체와 함께 한 공공기관 인사의 경우도 밀어붙이는 듯한 인상을 줘 말들이 많다. 능력이 부족한 정치형 CEO들은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보편타당한 원칙과 기준이 제시되지 않고 관료 출신은 배제한다는 식의 자의적인 잣대나 기준들이 난무해 또 다른 낙하산이 될 소지가 큰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기관의 특성과 기능에 따라 관료 출신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인사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정부는 정권 초기에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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