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외인력 영입해 만든 게임개발 스튜디오 폐쇄·축소 잇달아

"과도한 제작비등으로 되레 게임산업 저해 소단위 스튜디오 인수등 전략적 변화 필요"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 인력을 영입해 만든 개발 스튜디오들이 잇따라 폐쇄 또는 축소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해외 유명개발인력 무용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밀한 전략 없는 개발자 영입은 오히려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할 뿐이기 때문에 소단위 스튜디오를 인수, 새로운 아이디어를 살리는 등의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퍼블리싱노스어메리카(NPNA)와 엔씨오스틴 등 넥슨, 엔씨소프트가 외국의 유명 개발자를 영입해 세운 개발 스튜디오들이 법인을 청산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의 구조조정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넥슨이 알렉스 가든을 포함한 글로벌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의 유명 개발자들을 영입해 설립한 NPNA는 최근 법인 청산절차를 밟으면서 약 9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또 북미 지역 서비스를 앞두고 있던 온라인 게임 ‘슈가러시’의 개발을 취소하는 등 관련 업무도 완전 중단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8월에는 엔씨소프트가 인지도가 높은 리차드 게리엇을 스카우트하며 만든 엔씨오스틴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 직원 21명을 내보냈으며, 7월에는 한빛소프트가 지분 투자한 플래그십스튜디오 역시 문을 닫았다. 플래그십스튜디오는 거물급 개발자 빌 로퍼가 세운 회사다. 업계는 해외 인력을 내세운 개발스튜디오의 실패 원인을 개발자들의 과도한 제작비 요구 및 일방적인 게임 기획 등에서 찾고 있다. 실제 플래그십스튜디오는 대작게임 ‘헬게이트런던’의 개발기간이 길어지자 막대한 금액의 추가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개발자와 함께 일했던 한 관계자는 “외국 개발자의 경우 콧대가 지나치게 높아 어떠한 조언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데 제작방식이 판이하게 다른 패키지 게임분야의 개발인력을 영입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 유명 개발자를 데려오기만 하면 대박 게임을 내놓을 것이라 판단, 전략 없이 무리하게 투자한 것도 실패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은 “한국 업체들은 유명 개발자들을 컨트롤만한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게임 개발 기능별로 해외 인력을 세분화해 영입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소단위의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것이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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