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되고 보유세 논란이 시장을 강타하면서 강남권의 시세 10억원 이상 고가 재건축 단지에 급매물이 속출하고있다.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2-3배나 뛰면서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최고 5천만원씩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오는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전까지 추가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고 관망세로 돌아서 이달 들어 간간히 성사되던 매매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18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에 공시가격 발표 이후 지난 17일 최근 시세에서 5천만원 빠진 급매물이 나왔다.
지난 14일 공시가격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12억5천만원이던 34평형의 경우 지난 17일 이보다 5천만원 싼 12억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주 초 15억2천만원이던 36평형도 공시가격 발표후 14억8천만원으로 4천만원 하락했다.
공시가격 발표후 매물 수도 증가해 이달 들어 전체 평형을 통틀어 평균 10개 안팎이던 것이 지난 17일 현재 3배 가까운 28개로 늘었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매도 호가를 단번에 4천만-5천만원씩 낮춘 것은 집주인들이 6월 1일 종부세 과세 이전일까지 꼭 팔아달라는 의지로 보인다"며 "3, 4주택이상 보유한 다주택 소유자는 느긋한데 비해 오히려 주택이 한 채뿐이고 현금 소득이 적은 실수요자들이 세금 때문에 집을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도 종부세 과세 대상 평형의 호가가 1천만-2천만원씩 추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15평형의 경우 9억원에 나왔던 매물이 공시가격 발표후 지난 주말에 1천만원이 떨어졌고, 13억원이던 17평형 매물도 지난 17일에 12억8천만원으로 내려앉았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아직까지 매물이 크게 늘진 않았지만 기존에 나왔던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추가 하락하는 분위기"라며 "이달 들어 매기가 살아났는데 보유세 충격파로 매수자들이 다시 잠수해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강동구 둔촌 주공, 고덕 주공 단지들은 아직 매물이 늘어나진 않고 있다.
대치동 엘리트공인 박병수 사장은 "세금을 걱정하는 문의전화는 많지만 그 때문에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아직 없다"며 "매입을 망설였던 구입 예정자들만 관망세로돌아선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당분간 고가 아파트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반 아파트에 비해 투자상품인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강남권 재건축의 소유자의 경우 1주택 이상 보유자가 많아 종부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양소득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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