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영업실적과 자산운용 실태를 공개했다.
싱가포르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테마섹은 12일 공개한 영업보고서에서 현재 900억달러의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총자산은 1,070억달러, 보유현금자산은 55억4,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보고서에서 테마섹의 실제 총자산 규모는 이전의 시장평가액 500억달러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테마섹의 지난 30년간 수익률이 매년 18%에 달했으나 실제 주주인 싱가포르 재무부에 대한 지난 10년간 배당률은 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까지인 2003 회계연도의 순이익은 44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순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싱가포르텔레콤에 대한 투자에서 상당한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또 테마섹은 인도네시아의 다나몬은행 지분 53%, 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은행 지분 26%를 갖고 있으며 한국의 하나은행과 인도의 ICICI은행 지분 10%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영업실적과 자산상태에 대해 비밀주의를 유지해온 테마섹이 회사의 회계상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다나발란 테마섹 회장은 보고서 공개가 지주회사와 역동적인 투자기관으로서 테마섹의 역할을 제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4년 설립된 테마섹은 싱가포르의 국책 투자사업을 독점적으로 시행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해 현재 싱가포르항공을 비롯해 DBS은행, 싱가포르텔레콤 등 싱가포르 주요 기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인 호칭(何晶)이 테마섹의 CEO를 맡고 있어 테마섹의 영향력은 단순한 경제적 수치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