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원자재 값 인상 등 가격 인상 요인들이 계속 가중되면 가격 인상도 검토해보겠다고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원가절감 활동만으로는 원자재 값 인상 폭과 속도를 견디기 힘든 자동차업계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26일 “포스코가 철강제품 값을 올리는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원가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며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할 단계까지 오지는 않았지만 인상 요인들이 가중되면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에 이미 차 한 대당 원가가 50만원 이상 올랐지만 차 값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초 주물(금속을 녹여 틀에 넣고 굳혀서 만든 제품) 업체들의 납품중단 파동을 겪으면서 주물 관련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20% 인상해 비용 부담이 배가돼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올해 1ㆍ4분기 원자재 구입비용이 1년 전과 비교해 20% 가까이 올랐다”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 속도와 폭이 크다”고 고심하고 있다. 원가 인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차 값 인상 ▦옵션사양 축소 ▦옵션 소재 변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의 원자재 값 추가 인상 등 외부 조건이 악화되면 옵션사양을 줄이거나 차량의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품 등의 소재를 변화시키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막다른 코너에 몰리게 되면 그때 가서 가격 인상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