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석유화학 빅딜 표류 장기화

日미쓰이 수출독점권·전대차관 요구 합의거부대산석유화학단지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을 통합하고 2조원대의 일본자금을 들여오는 유화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대산단지 통합추진본부 관계자는 20일 『현대와 삼성이 지난해 말 대산유화단지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기본합의서에 서명했으나 지분참여를 추진중인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측은 합의서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며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측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자금 15억달러를 산업은행의 중개로 통합법인에 대출하고 미쓰이 등 컨소시엄이 5,000억원 가량을 출자하는 방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현대와 삼성이 지난해 말 서명한 기본합의서에는 「JBIC의 융자조건에 대해 산업은행을 통한 전대(轉貸)차관방식 대신 산업은행의 지급보증 형식으로 하는 방안을 놓고 미쓰이와 스미토모가 JBIC와 협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일본업체들이 통합법인의 수출권을 독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적정한 수출권리를 보장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협의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미쓰이와 스미토모는 「전대차관문제는 JBIC측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 「독점적 수출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이유를 들어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측의 태도가 강경한데다 출자전환과 산업은행의 전대차관 등 현안에 대해 채권금융기관들도 지난 18일 「일본측의 출자가 먼저 이루어져야 출자전환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의 전대차관은 수용할 수 없다」며 기존입장을 고수한다는 방침을 통합추진본부에 전달했다. 현재 통합추진본부와 현대와 삼성, 미쓰이, 스미토모 등 빅딜 당사자들은 이달 말께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지만 타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빅딜이 1년6개월 가량 표류하면서 현대와 삼성 모두 지쳐있는 상태』라며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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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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