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포항제철 광양제철소(기업 지방화 전략)

◎시지방세 37%납부 “광양제철시”/작년매출 4조 시전체기업의 81%/구소관료 “사회주의 이상향” 감탄전남 광양만 앞의 조그만 섬 금호도 일대는 지난 8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적한 섬지방에 불과했다. 그러나 포항제철이 이곳에 제2제철소를 짓기로 결정되면서 세계굴지의 철강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 곳은 광양제철소가 건립되기 전인 82년 8만명의 인구중 9%만이 2차산업에 종사해 오던 전형적인 농어촌이었다. 그러나 작년말 현재 13만명의 인구 가운데 35%가 2차산업에 종사하는 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82년에서 지난해까지 시의 예산은 56억원에서 2천2백12억원으로, 재정자립도는 22%에서 52%로 급격한 발전을 거듭했다. 광양시가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포항제철의 용광로에 불이 붙으면서 인근에 태인·초남·명당·황금·세풍등 연관공업단지를 조성, 지역경제에 활력을 제공해 온 결과다. 그런만큼 광양제철소가 광양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런 점에서 광양시는 「광양제철시」로 불릴만큼 포철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지난해 광양시에 소재한 기업들이 올린 총매출액 4조8천5백억원 가운데 광양제철소의 매출액은 3조9천4백46억원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은 전체 18억달러중 17억달러를 기록, 무려 94%를 점유하고 있다. 지방세 납부세액은 광양시 지방세 수입의 37.4%에 해당하는 2백22억원에 달해 지자체의 살림에도 큰 보탬을 주고 있다. 하지만 광양제철소가 내세우는 것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측면보다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이다. 광양제철소 모든 부서는 인근의 1∼2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현재 광양제철소의 자매결연 마을은 84개에 이른다. 특히 광양제철소는 올부터 지역사회활동에 모범을 보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역봉사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지역봉사활동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만들었다는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지역주민들을 위해 1천88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백운아트홀)을 설립, 매월 4회 이상의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토록 무료개방하고 있다. 백운아트홀에서는 포철의 직원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수준높은 공연을 감상한다. 지난 91년께 광양제철소를 방문했던 구소련의 경제관료들이 『사회주의의 이상이 광양에 실현됐다』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는 에피소드는 광양제철소 직원과 지역주민들사이에 최대의 화제거리다. 광양제철소는 지역사회 개발사업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광양시에서 추진하는 「광양시 종합터미널 조성사업」을 위해 시가 발행한 지방채 60억원을 매입했다. 또 광양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휴식공간인 「커뮤니티센터」를 건설하고 교통적체 해소를 위해 교량을 신축하는데 오는 2000년까지 1천억원을 부담키로 결정, 지역사회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권식 광양제철소장은 『지자제 실시후 제철소와 광양시간의 모든 업무가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이뤄지고 있어 그 효율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훌륭한 파트너로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제철소의 기본이념은 「공원 속의 제철소 구현」이다. 환경오염으로 지역사회의 손가락질을 받던 대규모공장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한다는데 최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이곳 제철소의 공해방지시설 투자비는 전체 설비투자의 11.5%인 9천억원정도로 세계 철강업계의 선두주자인 일본의 신일본제철보다 1.2% 포인트나 앞서 있다. 광양제철소는 공해방지시설의 운영에만 매일 2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 89년 지역협력팀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지역주민과의 적극적인 교류활동과 함께 문화·체육·교육·지역기반시설등 지역사회 환경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현재 이 곳의 직원은 7천7백여명으로 4인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광양제철소가 먹여 살리는 직원과 가족은 2만5천명에 이른다. 특히 22개 협력회사와 64개 연관사까지 포함하면 광양제철소와 직접적으로 연관해 생활하고 있는 주민은 광양시 전체주민의 40%에 가까운 약 5만여명으로 매월 3백억원의 소득을 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있다. 또 광양제철소는 매년 3천억원의 협력작업비를 협력회사에 지불하고 있으며 조업자재 구입을 위해 전남지역에 지출한 금액은 1백83개 업체에 9백62억원으로 광양제철소 전체 자재계약금액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지역경제 활성화대책을 본격 시행, 광양제철소 및 출자회사에서 발주하는 50억원 이하의 일반건설공사와 5억원이하의 전문공사에 대해서는 지역업체에 우선적으로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지역업체 계약금액은 3백41억원으로 94년에 비해 2백63억원이나 늘어났다. 김소장은 『21세기 세계 최대·최신예 제철소를 지향하는 광양제철소는 광양시와 인근 지역사회, 나아가 전남지역의 발전을 선도하며 기업과 지역사회의 바람직한 협력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지방화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광양=한상복 기자> ◎포철 지방화전략/회사­지역은 하나 공동체의식 “똘똘” 문화사업등 앞장 포항제철은 서울이 아닌 지방(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70년대와 80년대 포항과 광양에 각각 일관제철소를 건립함으로써 이들 지역을 세계 유수의 철강도시로 발전시켰다. 포항과 광양을 국토의 균형된 발전을 위한 거점도시로 육성, 지방화시대를 앞당기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포철은 창립초기부터 적극적인 지역협력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직원들과 포항·광양시민들간에 「지역발전의 선도자로서 포철, 포철 발전의 후원자로서의 지역사회」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역협력 추진목표는 ▲회사와 지역사회는 하나 ▲회사와 지역간의 공동체 형성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역이 제2의 고향이라는 인식확산등 3가지로 요약된다. 포철은 지역협력사업을 회사의 「중장기 경영전략」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추진, 주민과의 문화적·정신적 유대활동 강화등을 통해 항구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위해 포철은 지난 89년부터 국내기업으로는 드물게 지역협력 전담조직을 포항과 광양에 설치하여 대지역사회 협력활동의 창구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 95년부터는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지역협력위원회를 신설해 지역내 주요인사와 자치단체장 등과 함께 지역의 공동관심사나 발전방안 등을 수시로 협의하고 있다. 포철은 이같은 협의체를 통해 영일만 어민 피해보상 타결, 포항 환호시민공원 건설, 광양시종합터미날 조성사업 참여, 광양 커뮤니티센터 건립, 지역업체 철강재 공급확대 등을 실현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50억원 이하의 일반 건설공사와 5억원 이하의 전문공사를 지역업체에 우선적으로 발주하는 지역경제 활성화대책을 시행하여 작년말 기준으로 지역업체에 3백억원에 이르는 공사를 추가로 발주했고 올 1월부터는 「지역공사추진반」을 설치해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이밖에 각 공장이나 팀이 자발적으로 포항과 광양지역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불우이웃돕기, 일손돕기, 장학사업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철의 지역협력사업은 다른 지역기업들에게도 수범사례가 되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고객만족경영 실현을 위해 부각되고 있는 「함께 경영, 더불어 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접목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공적인 지방화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촛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김권식 광양제철소장/“「살맛나는 광양」 만들기 우리의 몫이지요” 『광양주민과 직원가족에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광양시청과의 협의하에 광양시 중마동에 「커뮤니티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 3만평에 사업비 2백90억원이 소요되는 이 시설에는 다목적 홀과 휴식·레져공간인 사우나, 헬스, 수영장 등을 수용하게 된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으로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우리 회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 김권식광양제철소장은 『지역주민들과 광양제철소가 어우러져 광양시를 「살맛나는 공동체」로 가꾸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커뮤니티센터를 그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다음은 김소장과의 일문일답. ­광양제철소는 지역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광양 지역을 대표하는 전남 드래곤즈 축구단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남 드래곤즈를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주민들의 성원이 열화와 같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시 전체가 축제분위기다. 제철소와 지역주민들은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 있다. ­광양주민들을 위해 활발한 문화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광양제철소 주택단지내에 첨단의 기자재를 갖춘 교육시설과 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이를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해 지역주민들의 교육 문화수준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지역사회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전달하는 한편 지역내 교육기관에 기자재를 기증해 지역의 교육, 문화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광양제철소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광양시가 마치 「광양제철시」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발원지인 포항제철소와 더불어 광양시는 우리나라 제2의 철강도시로 급부상했다. 제철소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뜬 지 15년이 지난 지금 조강연산 1천4백80만톤 규모(공칭능력 1천3백60만톤)의 세계 최대 최신예 제철소가 위용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철강메카의 위치를 확보하고 해마다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화전략은. ▲지난해 10월에 착공된 연산 3백만톤 규모의 광양 5고로가 정상 가동되는 오는 99년 이후 포철은 철강생산량이 2천8백만톤으로 늘어나 명실상부한 세계1위 철강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광양제철소의 생산규모는 조강연산 1천6백50만톤(공칭능력)으로 여전히 세계 1위의 생산능력을 자랑하게 된다. 따라서 광양시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철강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최대의 철강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역협력사업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제철소를 이끌어 가면서 가장 강조하는 사항이 「기본의 실천」이다. 지역협력도 기본의 실천이 바탕이 된 협력사업, 지역민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지역협력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제철소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가운데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관련기사



한상복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