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 작년말 현재 「소비자신용」 분석

◎「소비위한 빚」 가구당 평균 660만원/무역적자 확대·물가불안 등 부작용 야기국민들이 가계대출 신용카드 할부금융 등을 이용, 빚이나 외상을 끌어다 쓴 금액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 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도 급증, 무역수지 적자와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기업의 생산적 활동에 대한 자금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소비자신용 동향」에 따르면 개인이 소비지출을 위해 빚을 내거나 외상을 이용한 「소비자신용」잔액은 지난해말 현재 전년동기대비 29.3% 증가한 85조4천억원에 달했다. 소비를 위해 한 가구당 6백60만원을 빚낸 셈이다. 이에 따라 90년이후 소비자신용의 연평균 증가율이 25.6%에 이르러 개인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연평균 14.5%)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액중 빚이나 외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소비자신용비율」은 92년 2.81%에서 지난해 9.31%로 높아졌다. 소비자신용이란 금융기관이나 물품판매업자가 가계대출, 외상 등을 통해 개인의 소비지출용으로 지원하는 자금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과소비로 인한 온갖 폐해의 근본원인중 하나로 지목한 것이 바로 소비를 위한 빚, 즉 「소비자신용」이다. 소비자신용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다.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부도위험이 적은 가계대출에 주력, 개인들의 차입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신용카드나 할부금융이 뿌리를 내리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 회사는 치열한 경쟁속에 고객위주의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상환방법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소비자신용이 증가한 결과 나타나는 현상들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우선 소비성 자금이 풀려나가면서 기업들에 돌아가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지난 90년 은행의 기업자금대출비중은 80.3%수준이었으나 해마다 하락, 지난해엔 71.7%까지 떨어졌다. 소비지출 증가는 곧 저축률 하락을 가져와 94년 32.9%였던 개인의 저축률이 지난해 30.7%로 하락했다. 신용카드사나 할부금융사가 대출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차입을 늘리면서 시장금리 상승압력도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할부금융사는 치열한 자금차입경쟁을 벌여 기업어음(CP) 등 단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신용 동향을 통화정책이나 은행감독정책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행태를 유도하는데도 소비자신용 자료가 꼭 필요하다. 또 한정된 금융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개인신용정보를 금융기관들이 공유하도록 시스템구축 작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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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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