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총승인 불구 최종결론까진 험로

■ HP-컴팩 합병 어떻게 되나월터휴렛 소송제기등 변수 곳곳 산재 합병 찬성표가 반대표를 앞선 것으로 주주총회 투표 예비 집계가 나와 사실상 합병이 승인됐다는 휴렛패커드(HP)측의 17일 발표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HP-컴팩 합병이 최종 결정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HP측 주장이 독립집계기관인 IVS 어소시에이츠가 최종적으로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 내놓은 예비집계를 근거로 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 찬성표가 8억3,790만주로 51.4%, 반대표는 48.6%인 7억9,260만주로 양측의 표차는 2.8%(4,340만주)에 불과하다. 최종 개표 결과는 재검표를 거친 후 다음주 쯤에야 나올 예정이다. HP와 컴팩의 합병을 처음부터 반대해온 월터 휴렛이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한 소송도 변수로 남아 있다. 휴렛은 HP 주식 2,5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도이체 방크가 HP의 압력으로 1,700만주를 찬성쪽에 던졌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칼리 피오리나 HP 최고경영자(CEO)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버트 웨이먼에게 도이체방크가 주총에서 찬성표를 던질 수 있도록 있도록 '특단의 조치(extraordinary action)'를 취하라는 내용의 음성 메일을 보낸 사실이 최근 보도된 것도 HP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음성 메일이 델라웨어 법원으로부터 법정 증거로 채택돼 법원이 휴렛의 손을 들어줄 경우 1,700만주가 무효로 처리되면서 찬성쪽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법원측이 합병 주총을 재개최할 것을 명령하게 된다면 최종 결론은 수개월 뒤로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변해버린 HP 경영진과 창업주간의 공방전에 신물이 난 주주들의 마음도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한편 미 연방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19일 열린 HP 주총의 공정성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도 HP 경영진측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SEC는 이미 비공식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법무부는 HP 경영진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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