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빅2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하반기 흑자전환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자산 매각 성공을 통해 재무 불안정 논란을 어느 정도 가라앉힌 만큼 두 회사는 경영의 무게중심을 '유동성 확보'에서 '영업 흑자 달성'으로 옮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상선은 이달 1일부로 화주기업에 컨테이너 운임 인상을 통보한데 이어 8월 1일 부로 운임을 다시 한번 인상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달 1일 미주 노선에서 4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400달러를 인상하고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20피트 기준 각각 500달러와 200달러 가격을 올렸다. 한진해운도 8월 1일부로 미주노선에서 40피트 컨테이너당 600달러, 유럽노선에서 1,200달러를 인상할 방침이다.
이는 성수기를 맞아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미 몸집을 줄일 대로 줄인 만큼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운임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이와 함께 해외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4분기 필리핀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업황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필리핀 법인 설립은 동남아 지역에서 늘어나는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아울러 지난달과 이달 초 각각 대륙별 영업전략 회의를 열고 흑자전환을 위한 세부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연내 흑자전환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여섯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현대상선도 적자행진을 하고 있어 두 회사의 자체 현금 창출 능력은 여전히 낮다. 두 회사가 흑자전환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통해 올해는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겠지만 수익구조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내년에 다시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며 "운임 인상 등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흑자 전환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