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요타, 통관 시간끌기등 中 정부 집중견제 시달려"

도요타, 세계 최대 車시장 중국서 고전 왜?<br>올 판매실적 경쟁사들 절반에 그쳐 1위도 위태<br>합작사 설립요구 거부로 '反 도요타 정서' 남아


자동차 판매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세계 최대(판매대수기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대수 증가율은 미국계 GM(제너럴모터스) 등은 물론 닛산자동차와 비교해도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리콜 사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악화되는 중일관계 속에서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와 현지 언론의 집중 포화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제기한 분석이다. ◇中 시장서 일본계 1위 자리도 '위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 시장에서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9.7% 늘어난 58만2,000대를 기록했다. 수치 상으로는 '부진'이라고 평가절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37.4%가 늘어난 177만5,800대를 팔아 치웠고, 폭스바겐과 닛산자동차도 각각 39%와 39.4%의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중국 시장점유율에서 닛산이 도요타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2010년 전체 시장 규모 1,700만대, 2015년에는 3,000만대까지 급팽창할 시장으로 각광받는 중국에서 20%에도 못 미치는 도요타의 판매 실적은 회사 경영전반을 좌우하는 위협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日 국민기업에 쏟아지는 中 집중포격=이 같은 부진의 원인은 한둘이 아니다. 중국의 시장분석가들은 일본 본사에서 파견된 주재원이 도요타 중국법인의 주요직책을 차지하는 등의 현지화 미흡을 패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도요타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집중 견제를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지난 9월 센카쿠(尖閣) 충돌로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된 이후 중국 당국이 일본에서 들어오는 도요타 부품에 대한 통관검사를 대폭 강화해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게 한 것이 대표적 예다. 당시 대일 압박카드로 꺼내든 '통관 시간 끌기'에서 실제 피해를 본 것은 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가 사실상 유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리베이트 혐의에 따른 이례적인 벌금형도 떨어졌다. 딜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고이자 할부금융을 실시하는 '업계 관행'에 대해 유독 도요타 금융 중국법인이 관련 이익 몰수와 벌금형이라는 강력한 징계를 받은 것이다. 이 밖에 대형 리콜사태도 도요타에 대한 당국과 언론의 집중 포화의 빌미가 됐다. ◇中-도요타 20년 묵은 앙금 해소가 관건= 도요타가 이처럼 중국에서 노골적인 견제를 받는 이유는 단지 도요타가 일본의 국민기업이기 때문은 아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중국과 도요타의 앙금은 지난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해에 합작사를 설립해 달라는 중국정부의 요구를 도요타가 거절하면서 오랜 우호관계가 깨졌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창업 초창기인 1920년에 이미 상해에 방적공장을 설립하고 1938년에는 톈진에 트럭 조립공장을 세울 정도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70년대에는 중국 국영업체로부터 연수생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합작사 설립 거절로 중국정부 관계자가 "도요타는 상해 땅을 다시는 밟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을 정도로 관계가 악화, 중국 정부와 언론에서는 아직도 반(反)도요타 정서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신문은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차세대 전기자동차가 가장 빨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도요타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회복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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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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