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1,000원대 붕괴] 외환당국 '정중동'

"인위적 개입, 투기세력만 돕는 꼴…시장흐름에 맡기되 미세조정만…"

[원·달러 환율 1,000원대 붕괴] 외환당국 '정중동' "인위적 개입, 투기세력만 돕는 꼴…시장흐름에 맡기되 미세조정만…"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과거 같은 대규모 개입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연초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대가 붕괴되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외환당국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2월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다변화로 촉발된 BOK쇼크와 5월 박승 총재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로 1,000원대가 일시적으로 무너질 때만 해도 외환당국은 인위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린 흔적이 역력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외환당국은 장중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급락하자 10억달러에 달하는 실탄을 쏟아 부어 1,005원대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4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내내 1,000원대를 밑돌았지만 대규모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3일에도 오후 들어 급락을 막기 위해 부분적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단행했을 뿐이다. 외환당국이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펙(투기성) 거래가 갈수록 커지면서 거래성격을 가늠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서다. 과거 수출입물량, 주식투자자금 등 전형적인 거래 외에 성격을 알 수 없는 국제자금들이 순식간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고 있다. 올들어 이 같은 양상은 더욱 두드러지면서 외환거래량도 폭증했다. 3일 55억달러에 이어 4일 49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이틀 동안 외환거래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환율은 어느 한 순간이 문제가 아니라 수출이나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을 가장 바라는 것은 역외 투기세력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국장은 "연간 수급이 균형에 가깝게 갈 것으로 보여 올해 평균환율이 결코 지난해(1,024원)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이 그동안 노력해온 시장흐름에 맡기되 필요한 조치만 취하겠다는 기조를 일시적인 환율 급락으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라인 역시 구두개입에 나설 뿐 뚜렷한 액션에 나서지 않았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환시장에 과도한 쏠림이나 환투기 등 시장 실패적인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인우 미쓰비시도쿄UFJ팀장은 "지금 원ㆍ달러를 1,000원선 위로 인위적으로 돌아서게 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며 "환율이 하락하면 자연스럽게 수출도 덜 되고 해외투자도 늘어나 경상흑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상흑자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환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환율 움직임은 시장에 맡기라는 얘기이다. 입력시간 : 2006/01/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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