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증시 반전] 기술적 반등… 당분간 널뛰기 예상

「반짝 오름세인가, 본격적인 2차 상승의 개막인가」미 증시가 지난 주말 폭등세로 반전하자 국제금융계의 관심은 세계 증시의 「바로미터」격인 뉴욕증시 및 나스닥 시장 동향에 온통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주가 회복이 기술적인 반등의 성격이 강한데다 증시 주변을 짓누르고 있는 악재들도 만만치않아 장기 추세로 굳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가 당분간 치열한 매매공방 속에 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주가 왜 올랐나= 이날 주가 급등은 무엇보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일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연초들어 이익 실현차원에서 보유물량을 대거 처분했던 투자자들은 다시 증시로 몰려들면서 주가를 사상최고치로 힘차게 밀어부쳤다. 특히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30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한 반면 임금은 큰 폭으로 상승해 금리 인상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큰 폭으로 뛰어올라 투자자들을 고무시켰다. 미국의 건실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투자자들도 인플레 에 대한 불안감을 상당 부분 떨쳐버린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날 시장을 주도한 것은 주로 증시에서 소외됐던 소비재 관련주였다. 프록터 앤 갬블, 코카콜라, 월마트, GE 등 전통적인 대형제조주들은 경기 변화를 타지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냈다. ◆기술주 투매는 끝났나= 연 사흘째 폭락행진을 지속했던 나스닥지수는 이날 모처럼 힘찬 반등을 시도했다. 기술주의 조정국면 진입을 점쳤던 애널리스트마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기술주의 간판주자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이날 하루에만 1억7,910만주가 거래돼 증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루슨트는 1·4분기중 수익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발표됐지만 시장 전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케나는 『루슨트의 실적 악화는 특정회사에 국한된 문제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점 매수의 호기로 판단, 기술주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형우량주로 순환매가 일고 있는 듯하지만 조정국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뿐 정보통신주 열풍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 아메리카 어셋 매니지먼트사의 수석 매니저인 프랑시스 개논은 『시장의 주도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기술주는 단기적인 부침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장담했다. ◆주가는 어디로 움직일 것인가= 미국은 내달초 사상 최장의 경기호황국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기조는 그 어느때보다 유리한 편이다. 투자자들도 최근 자금을 증시에서 빼내가기 보다는 적절한 매수시점을 노린채 시장주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미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현상과 일부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FRB가 최소한 두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만 당초 우려와 달리 내달초의 인상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술주 내에서도 전자상거래 관련주가 각광받는 등 소규모 순환매현상도 활발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뉴욕증시의 거래량이 12억주에 달해 사상 3번째로 많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향후 장세 전망을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그만큼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완전히 가셔지지 않은 만큼 미 증시는 당분간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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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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