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단 자금부터 모으자” 단기시황 편승 새내기 펀드 우후죽순

국내주식형펀드 신규펀드 40%가 레버리지, 과열 우려 시점에 중소형주펀드 출시도 잇따라<br>운용사들 "판매사, 당장 돈되는 상품 위주로 판매하니 어쩔 수 없다"

올해 들어 신규 설정된 새내기펀드 상당수가 단기 시장 상황에 편승한 ‘유행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운용사들이지만, 최근 침체된 업황 속에 투자철학보다는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은 상품 출시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설정된 신규 국내주식형펀드의 40%가 시장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펀드였다. 올해 들어 신규 설정된 국내주식형펀드는 총 29개(단순 클래스 추가 제외)다. 4월 도입된 신연금저축 펀드를 제외하면 새내기 펀드는 총 23개로, 이 중 9개가 레버리지 펀드다. 코스피가 뱅가드 이슈와 엔저 현상 등 대형주 부진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반등을 노린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것이다. 9개 상품 중 6개는 코스피가 1,800선의 바닥을 찍은 4월 또는 반등 분위기가 달아오른 5월 중순이었다.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 상승분의 1.3~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주가가 오를 때는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이나 횡보장에서는 손실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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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기를 끈 중소형주 펀드도 ‘뒷북 출시’가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개별종목 장세가 진행되면서 올해 3개의 국내 중소형주펀드가 추가됐다. 이들 3개 펀드의 공통점은 ‘중소형주 강세 끝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열 우려가 제기된 4월 말부터 5월 초 설정됐다는 점이다.

시류에 편승하거나 이미 과열된 시장을 노린 상품을 출시, 마케팅하면서 사실상 뒷북투자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운용사들도 사정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중소형주 펀드 설정을 고민하다 보류했다는 한 운용사 관계자는 “좋은 펀드를 만들어도 판매사에서 걸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판매사 입장에서는 당장 이슈가 되고 인기 있는 상품위주로 판매대에 걸려 하다보니 운용사들도 ‘물 들어왔을 때 배 띄우자’는 심정으로 우선 설정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운용사 임원도 “펀드에 돈이 들어오지 않다보니 시류에 맞춘 상품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투자보다는 일단 상품을 만들어 놓고 시황에 따라 자금 유입을 꾀하겠다는 운용사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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