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 통상파고 넘는다

document.write(ad_script); 철강 무역전쟁 원가절감으로 돌파 美 201조 발동 강행에 수출국 무역제소 맞대응 >>관련기사 미국의 201조 통상파고가 '한국철강호'를 덮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01조 발동을 위한 절차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철강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열연, 냉연 등 16개 철강제품에 대해 무더기 산업피해 판정을 내린데 이어 12월19일까지 쿼터 및 관세율 인상 등의 구제조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ITC와는 별도로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가 주관하는 미 통상정책위원회(TPC)도 1월말까지 조사보고서를 올릴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ITC와 TPC 양측의 보고서를 검토, 내년 2월18일까지 201조 발동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201조 발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201조 발동을 현실화할 경우 침체 일로에 있는 세계 철강 시황이 더욱 악화되고 수출길이 막힌 다른 철강 수출국들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연쇄적인 무역규제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ㆍ유럽연합(EU) 등 철강 수출국들은 미국이 201조를 강행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철강을 매개로 한 보호무역의 확산과 무차별적인 보복조치를 포함하는 '철강 통상전쟁'의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 철강경기 회복에 직격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20여개 철강 수출국들을 겨냥한 미국의 이번 산업피해 판정은 세계 철강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로 평가된다. 당장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힌 잉여물량이 세계 유통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국제 철강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연간 수입물량이 약 3,400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이다. 연간 약 250만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미국의 구제조치 내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약 100만톤 정도의 철강제품의 수출이 막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철강 가격은 현재 90년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아 있다. 냉연강판의 경우 지난 90년도 톤당 565달러에서 올 상반기 290달러로 약 48% 하락했다. 열연강판의 경우도 90년 352달러에서 올 상반기 220달러 수준으로 약 38% 하락한 상태다. 현재 세계 철강 공급능력(연간 약 10억2,200만톤)은 철강 수요(약 8억8,400만톤)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의 최대 주범으로 꼽히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장벽 구축은 철강 수급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확산되는 철강 무역규제 미국의 이번 산업피해 판정에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제품인 슬라브, 열연강판, 냉연강판, 도금강판, 후판 등 5개 탄소강 판재류와 철근, STS봉강, 석도강판, 봉강 및 탄소용접강관 등이 포함됐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판정이 철강 수입동향보다는 미국 철강업계의 연쇄 파산에 따른 정치적인 고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철강수입이 올해 30%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98년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미국 철강업계의 경영 악화가 수입증가에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미국 철강업체들의 과다한 퇴직자 연금 등 원가 부담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미국 철강재 수입량중 60%가 이미 각종 수입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201조의 발동은 무분별한 규제 남발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세계 10개국으로부터 반덤핑, 상계조치, 세이프가드 등 총 40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며 "이번 판정은 미국이 주장해 온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 구축에 위배되는 것으로 다른 국가들의 연쇄적인 무역제소 움직임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원가절감으로 승부한다 미국의 201조를 향한 '강행군'은 수량(쿼타) 배정 및 관세율 인상으로 국내시장 가격을 높여 자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을 보장해준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비록 제조업, 건설업 등 철강 수요업체들의 원가를 상승시켜 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있지만, 미국이 철강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201조의 발동은 가장 극적인 철강산업 회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높아지는 통상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철강업계는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제강, INI스틸, 동부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사 차원의 강도높은 원가 절감운동을 펼치고 있다. 원가경쟁력 수준에서 다소 여유가 있는 포항제철도 올해 3,000억원의 일반경비 절감과 저가 원료 사용 확대로 극한 원가에 도전하고 있다. 곽강수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연구위원은 "내년도 세계 철강업계는 사상 최악의 통상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내 철강업계는 원가ㆍ품질ㆍ서비스 등 기본에 충실한 경영활동과 신수요 창출 등 적극적인 틈새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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