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올해 초 외화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불신을 깨끗이 씻으며 8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28일 만기 5년6개월짜리 외화채권 8억달러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금리는 리보(Libor)금리에 3.84%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달 초 수출입은행에서 5년6개월 만기 15억달러의 채권 발행금리(리보+2.97%포인트)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실질적인 신용도 차이(1.00%포인트~1.30%포인트)를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물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다 올해 초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실시하지 못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채권 발행에 350여개 금융사와 자산운용사들로부터 발행 금액의 10배 이상인 85억달러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잠정적으로 5억달러를 발행하려 했으나 투자수요가 워낙 많이 모이다 보니 발행 금액이 8억달러로 늘어났다.
박동영 우리은행 자금부 수석부장은 "정부 지급보증 없이 국내 시중은행 중 만기가 가장 길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모도 제일 큰 딜에 성공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무엇보다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 등으로 불거졌던 우리은행에 대한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킨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조달자금을 기업들의 수출입 금융지원과 함께 올해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약 7억5,000만달러 외화자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