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강한달러정책 혼선

세계외환시장 요동'강한 달러'를 놓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폴 오닐 재무장관 등 미 최고정책결정자들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세계외환시장이 큰 혼란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파이내셜타임스등 외신들은 최근 이 같은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정책혼선으로 지난 주부터 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으며 미국 달러정책의 혼선이 세계외환시장의 최대불안요인으로 등장, 당분간 외환시장의 널뛰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주 부시 대통령은 "시장이 환율을 결정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강한 달러'정책을 완화할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나아가 그는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미국이 수출에 유리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달러는 즉각 약세를 보여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24.94달러에서 123.93달러로 무려 1.01달러나 하락했다. 그러나 부시의 발언이 나오고 며칠 뒤 폴 오닐 재무장관은 런던에서 "달러 정책의 책임자는 재무부와 재무장관"이라며 달러정책 불변을 주장했다. 이에 엔-달러 환율은 다시 124.40달러로 상승하는 등 지난 주 내내 123~125달러 사이에서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의 회복능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성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강한 달러는 최근 6년간 세계경제에서 지속적인 현상이었다. 지난 95년 달러는 주요 통화에 비해 25% 상승했고 99년 유로 출범 이후에도 같은 비율로 올랐다. 미 경기가 지난 해부터 침체국면에 들어서면서 미 제조업체들은 달러를 평가절하할 것을 요구해 왔다. 부시대통령이 이 같은 기업들의 거센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폴 오닐 재무장관과 미 재무부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외국자본으로 충당하고 있는 미경제의 현실을 부정하는 달러 약세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 경제가 경기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강한 달러정책이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월가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달러 약세 용인 발언이 나오면 달러를 팔아치우고 다시 달러 강세 고수 발언이 나오면 달러를 대거 매입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들은 미 금융정책의 불협화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미 행정부가 구체적이고 확실한 금융정책을 내놓을 때까지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주 역시 세계 외환시장은 미 정책결정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널뛰기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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