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박연주(37) 씨는 장시간 집을 비워도 도둑이 들지나 않을까 걱정하지 않는다. 최근 설치한 홈네트워크 시스템 덕분이다. 현관 앞에 사람이 서 있으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 휴대폰으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낯선 사람이 왔는지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홈네트워크는 주문형 비디오부터 시작해 외부에서 가스 불을 잠그거나 목욕물을 미리 받아 놓는 등 온갖 편의를 제공한다. 홈네트워크는 가전기기를 원격 제어하는 홈오토메이션 시스템과 방범ㆍ방재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망라하고 있어 미래 주거환경의 필요 요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통신업계는 가정에서의 네트워크 구축, 외부 단말기와 홈네트워크간의 연동 등과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 홈네트워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이 건설ㆍ가전ㆍ네트워크 업체들과 함께 홈네트워크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LG텔레콤도 최근 한전KDN과 손잡고 전력선 통신(PLC)을 기반으로 한 홈네트워크 사업을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6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서비스는 방범ㆍ방재 등 보안 서비스와 가정 제어 서비스를 기본 상품으로 짜여져 있다. SK텔레콤은 모바일 싸이월드, 음악포털 멜론, 네이트 드라이브와 같은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신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빌트인(Built-In) 형태나 옵션으로 제공하고, 기존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해 2009년 이후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11월부터 ‘홈엔’이라는 이름으로 초기 단계의 홈네트워크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홈엔의 현재 가입자는 6,000가구이며, 내년에는 5만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홈엔은 유선인터넷과 TV를 연동한 형태로 초고속인터넷 접속은 물론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홈 오토메이션, 양방향 TV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올해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기존 서비스와 함께 출입문, 가스, 전기, 수도 등에 대한 원격제어 및 검침 등을 단계적으로 추가해 본격적인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T가 한전KDN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PLC기반 홈네트워크 사업의 경우 신축 건물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에서도 휴대폰과 PLC관련 기기를 구매해 설치할 수 있다. 전력선 통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서비스에는 제한이 있지만 방범ㆍ방재, 홈 오토메이션 등 필수적인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사는 올 연말부터 시범서비스에 착수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전KDN의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1만가구 이상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