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할말없게 됐다"
변 前 실장 관련 입장표명… 사과는 수사후로 미뤄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연루 의혹'과 관련, "제가 지금 참 난감하게 됐다"며 "제 입장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참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씀드려야 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표명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확정된 후로 미뤄 정치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등 정치권은 변 전 실장 뒤의 '몸통'을 캐겠다면서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추진, 이번 사건이 대선 정국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정은 물론 대기업 후원 유치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의 파장은 재계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갖고 "매우 황당한 것은, 믿음을 무겁게 갖고 있던 사람에게 믿음이 무너졌을때 얼마나 난감한 일인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 전 실장 사건에 대한 곤혹스러움을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스스로의 판단에 비교적 자신감을 갖고 처신해왔고 크게 틀리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이 무너졌다. 그래서 무척 당황스럽고 매우 힘들다"고 덧붙였다.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행위였고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수사결과 심각한 불법행위가 있다면 '측근비리'라고 이름을 붙여도 변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회의에서 "신정아씨가 비상식적인 특혜를 받은 것을 보면 변 실장 이상의 높은 차원의 권력 실세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이번 사건과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대선구도에 몰고올 후폭풍을 의식해 대통합민주신당도 "대통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사태의 확산을 경계했다.
한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에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신씨가 비엔날레 총감독이 되도록 도와줬다"면서 "하지만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에서는 어떠한 압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등 참고인 조사에 이어 변 전 실장을 소환해 혐의가 확인되면 직권 남용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입력시간 : 2007/09/11 1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