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주유 할인경쟁' 놓고 카드사-주유소 '한판' 조짐

주유소협회 은행·여신금융협회에 `할인마케팅' 자제 당부

일부 신용카드사와 주유소가 카드 사용을 통한 기름값 할인 폭을 둘러싼 마찰로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7개 전업카드사와 16개 카드 취급 은행, 여신금융협회 앞으로 공문을 보내 주유 할인금액 혜택을 높이는 등의 '과도한'마케팅 수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국 1만2천여 주유소가 가맹 해지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드사와 은행들은 올해 들어 종래 ℓ당 50원 안팎에 그쳤던 주유 할인금액 또는 포인트 적립 수준을 80원에서 최고 150원(실질 소비자 혜택 기준)까지로 크게 높였다. 주유소협회는 이에 따라 공문에서 "카드사들이 주유소 가맹점을 볼모로 무리한 마케팅 경쟁을 펼쳐 (일선 주유소간 과도한 저가 경쟁을 유발시킴으로써) 주유소 경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이런 마케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주장했다. 협회가 철회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 카드사 등이 경쟁적으로 적용한 80원 이상의 혜택을 뜻하는 것으로, 특히 ℓ당 100원 이상 적용하는 일부 은행과 카드사가 분쟁 대상이 될 소지가 크다. 그러나 협회가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대목은 이미 실행되고 있는 이들 혜택의 철회라기 보다는 카드사 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는 최고 200원까지의 혜택 적용과 같은 추가적인 마케팅 돌입의 저지라고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협회가 이번에 '신용카드사의 주유할인경쟁 자제요청'이라는 제목을 단 공문을 보낸 것은 카드사와 은행들의 추가 할인 제공 마케팅 검토 흐름을 간파하고,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가맹점 수수료는 요율이 1.5%로 전체 여타 업종 가맹점 중 가장 낮지만 지난달 기준 평균 수수료가 ℓ당 23.1원 가량이어서 ℓ당 평균 40원정도의 마진 폭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스런 수준인데 이에 더해 카드 할인 적용 폭이 커지면서 주유소간 출혈 경쟁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카드사들은 지난해 9월 우리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무시한 채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서 주유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리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금융감독원에도 공문을 보내 카드사들의 이런 '과당 경쟁'에 대한 입장과 제재 여부를 질의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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