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사람 상주않는 연수원이 인구집중 유발?

수도권 규제 상당수 현실과 동떨어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주 말 열린 기자단 세미나에서 “기업들의 투자감소는 불합리한 규제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규제 가운데 상당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합리한 사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의 경우 폐수처리 시설이 완벽해 폐수 배출이 없다. 하수로 처리된 물을 인근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천 지역은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있어 공장의 신증설이 제한된다. 1,000㎡ 이내의 공장 증설만 가능하다. 보전할 만한 자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행정구역 중심으로 자연보전권역이 선정되다 보니 이 같은 규제가 내려졌다. 안양 지역의 한 전선공장은 주위 택지가 개발되면서 공장 주변에 아파트가 잔뜩 들어섰다. 공장 증설을 위해 공장을 옮기려 했으나 실패했다. 수도권으로 옮기려면 과밀억제지역ㆍ성장관리지역 등의 각종 규제로 증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이나 해외로 이전하는 대안을 찾고 있다. 파주의 LG필립스LCD 공장도 조만간 규제로 묶인다. 파주시는 성장관리지역에 포함되는데 8개 업종, 외국투자가 이뤄진 25개 업종에 한해 공장 신증설이 가능하다. 공장 신증설이 가능한 시한은 오는 2007년까지다. 관련 규제를 풀지 않는 한 2008년부터 LG필립스LCD는 파주에 공장을 증설할 수 없게 된다. 대기업들에 필요한 연수원 시설은 수도권에 짓지 못한다.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수원은 사람이 상주하는 곳이 아니어서 인구집중을 유발할 이유가 없다. 지방으로 한참 내려가 연수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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